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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가장 높은 자리에 앉은 박병석 의장(6선·대전서갑)이 여야 의원들의 표결로 세종의사당법이 가결되자 이같이 알린 뒤 이내 "탕탕탕"하고 시원스럽게 의사봉을 내리쳤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백년대계이자 충청인의 염원인 세종의사당법 입법화를 위한 마침표가 찍어지는 순간이었다.
박 의장은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동분서주했던 그동안 전력투구가 짧은 순간 스쳐 지나가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소회를 밝혔다.
그는 "21대 국회가 '국회 세종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우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2002년 행정수도가 본격 논의된 후 20년 만에 역사적인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의장으로서도 감회가 남다르다"며 "20여 년 의정활동의 핵심 화두를 국가균형발전으로 삼아왔고 신행정도시 건설 추진위원장을 맡아 세종시의 시작도 함께했다"고 회상했다.
세종의사당법이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이같은 결실을 맺기까지 박병석 의장의 역할론이 회자 되고 있다.
여야를 통틀어 최다선으로 여의도에서 다져온 정치력과 전매특허인 협치의 리더십을 앞세워 수차례 위기를 돌파하고 세종의사당법 본회의 통과를 이끈 일등공신이 된 것이다.
실제 박 의장은 지난해 7월 21대 국회 개원사에서 여러 국정 현안과 함께 세종의사당 설치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했다.
우리나라 국회의장 가운데 국회 개원사에서 이를 언급한 것은 박 의장이 처음으로 당시 정치권 안팎에선 파격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정치인이기 앞서 충청인인 박 의장의 애향정신이 묻어났던 대목이다.
뿐만 아니다. 취임 뒤에는 곧바로 파격 의장 직속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1일 1보고' 형식으로 세종의사당 설치를 직접 챙겼다.
세종의사당법 첫 관문이었던 지난 8월 국회 운영위 심사를 앞두고선 유럽 출장 중임에도 국제 통화 등으로 여야 지도부에 법안 처리 당위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지난달 "국회 분원법을 만들어 충청 여망에 부응하겠다"며 세종의사당법 처리의 물꼬를 튼 것도 알고 보면 박 의장과의 전화 통화 이후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박 의장은 이날 "여야 의원님들께선 세종의사당이 행정의 비효율을 해소하고, 국가균형발전의 핵이 될 수 있도록 오늘처럼 뜻과 지혜를 모아주시길 당부 드린다"고 마무리 했다.
입법화 이후 기본계획 수립 등 향후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해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여야 협치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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