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옛 충남도청은 대전역사의 상징적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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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옛 충남도청은 대전역사의 상징적 공간이다

조성남 前 중도일보 주필

  • 승인 2021-09-27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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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충남도청사 전경. /중도일보 DB

요즘 대전 원도심에 자리한 대전역사를 품은 옛 충남도청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막혀온다. 100여 년의 대전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중앙로의 정면에 자리한 옛 충남도청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전시민의 품으로 돌아와 시민들이 옛 대전의 역사를 느끼고 또 이곳이 원도심의 정취와 문화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될 것으로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일련의 보도를 보면서 필자를 비롯한 시민들은 실망과 충격을 금하기 힘들다. 몇 년 전 '도청 이전을 위한 도시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되고 문재인 정부에서 800억원에 달하는 매입예산을 확보했다는 소식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한 시민들은 이제 옛 충남도청은 대전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것으로 기대하고 그간의 숱한 논의를 가다듬어 이를 구현해 나갈 계기를 마련했다고 들떠 있었다.

지난 2012년 10월 옛 도청 앞 도로에서 '대전시민과 석별의 밤' 행사를 뒤로하고 도청이 내포신도시로 떠나면서 그 이후 대전시와 대전시민들은 정말 수많은 그림을 그렸고 시는 많은 예산을 이 공간에 쏟아부었다. 그런 속에서도 시민들은 이 공간이 지닌 역사성과 원도심의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는 상징성으로 그 향후 추이를 묵묵히 지켜보아야 했다. 1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이 옛 충남도청을 둘러싸고 다양한 논의와 기관 입주가 이루어져 왔음을 시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한밭복합문화단지부터 얼마 전까지 자리했던 대전세종연구원과 아직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대전근현대전시관, 대전시민대학 및 대전평생교육원, 그리고 지난 2016년 12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제시한 '메이커 문화공간' 용역에 이르기까지, 또 이명박 前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대한민국 근대박물관'에 이르기까지 나올 수 있는 활용 방안은 거의 다 쏟아져나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은 이 옛 충남도청 공간이 비단 충남도청 뿐 아니라 이 도청부지 안에 있는 옛 도경부지와 상무관이 있던 자리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일관된 공간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지난 8,9년간 이 옛 충남도청을 둘러싸고 대전시는 대전시대로, 또 경찰청을 비롯한 중구청은 중구청대로, 또 상인회는 상인회대로 각각의 상이한 입장 차를 보였고, 최근의 언론 보도에서는 이 공간을 활용하는 주체기관으로 대전광역시가 아닌 중앙정부인 문화관광부가 등장했다.(이하 월간토마토 9월호'옛 충남도청 앞에서 우리는 여전히 멍한 상태다' 인용)

이 잡지 보도에 의하면 대전광역시가 옛 충남도청 신관동에 조성한 창업허브 3층 공간을 문광부 요청으로 들어냈고, 이 공간에는 문화관광부사이버안전센터가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또 유성구 전민동으로 자리를 옮긴 대전세종연구원 2층 공간에는 문화체육관광진흥기술센터가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결정 역시 6월 이전에 (대부분의 시민들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잠정적으로 결정된 것이란 보도를 보면서 옛 충남도청은 마치 누더기를 더덕더덕 기워입은 형상이 되었다는 한탄을 금하기 힘들다. 오는 10월 또다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옛 충남도청사 활용방안 용역'을 마무리하고 이에 앞서 대전시는 지난해 '국립디지털미술관'을 문광부에 제안하는 등 향후 이 옛 충남도청 활용방안이 어떻게 정해질지는 미지수이지만, 누더기처럼 변해버린 옛 충남도청을 바라보아야 하는 시민들의 마음은 '옛 충남도청 잔혹사'란 표현이 걸맞지 않을까. 지난 10년이 채 안되는 시간에 이 공간은 그 활용방안과 입주기관의 변천을 시민들은 기억하기 힘들만큼 변화가 심했다.



또 지난해 '향나무 사건'은 시민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을 뿐 아니라 100억에 달하는 '소통협력공간 조성사업'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려 주었다. 그간 얼마나 많은 예산이 이 공간에 들어가고 또 어떤 사업과 공간 활용 계획이 이루어 졌는지 시민들은 혼란스러울 뿐이다. 토마토 7월호는 대전시가 충남도에 임대료로 지불한 돈이 89억2500만원 정도이고 (해마다 들어간 관리 유지, 수선및시설비 제외) 대전시민대학을 비롯한 공간을 위한 리모델링 사업비까지 더하면 수백억원이 훌쩍 넘어가는 정말 막대한 세금이 이 공간에 투입됐다고 지적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돈이 투입된 만큼의 그만한 효과가 있었느냐는 물음 앞에 시민들은 과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을 수 있을까.

옛 충남도청 활용방안의 대전제는 이 공간이 중앙로의 구심점으로 대전의 근·현대사의 주요활동무대였다는 역사성과 또한 원도심 활성화 및 시민들이 즐겨 찾는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즉 시민 공간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공간은 "국유재산법에도 불구하고 해당 부동산을 그 소재지를 관할하는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양여하거나 장기 대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가와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해야 한다"는 개정된 도청이전특별법의 정신을 살려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응당 대전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해야 마땅하다. 무엇보다 대전시는 옛 충남도청 전체를 아우르는 연계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그동안 얼마나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는지 대전시도 자료를 가지고 있을 것이며 이에 따른 이 공간의 상징성을 충분히 반영한 대안을 중앙정부에 요구해야 할 것이다. 이제 선거의 계절이 다가왔다. '옛 충남도청 활용방안'은 대전의 브랜드 향상을 위해 그 어떤 현안보다 앞서는 대전의 현안이라는 점을 대전시는 새겨야 할 시점이다.

조성남 前 중도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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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남 전 중도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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