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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오는 2023년부터 적용될 교원 수급 계획에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교원 수요를 반영한다는 계획이지만, 얼마나 더 확충할지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 라인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교육당국은 현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23년부터 전국 모든 고1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적용을 위한 단계적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 전면 시행키로 했던 고교학점제를 사실상 2년 앞당긴 셈이다.
이런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는 혼란이 예고된 일이라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앞서 한국교총은 고교 교사 22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3%가 고교학점제 도입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고교학점제를 일부 시범 적용하고 있는 연구·선도학교조차 우호적인 반응보다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전교조가 지난 7월 일반계고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교원 548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도입 재검토'(65.8%), '도입 반대'(26.9%)처럼 응답자 10명 중 9명이 고교학점제 도입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봤다.
이처럼 현장 교사들은 고교학점제를 위해선 다양한 선택 과목을 가르칠 수 있는 교원 확충이 불가피한 가운데 담당 교원을 얼마나 충족할 수 있느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중학교 1학년과 2학년은 고교학점제 적용 시기가 빨라져 고교학점제 체제에서 수업을 받으면서도 바뀌지 않은 대입제도를 따라야 하는 상황이다.
고교 한 교사는 "내신 따기나 정시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리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준비가 부족한 고교학점제는 취지를 무색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학교 현장의 혼란을 극대화 시키고 고교별 입시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형 입시학원 관계자는 "고교학점제가 부분 도입되는 2023년 학교별 활동 결과에 따라 고교 선호도 지형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준비된 학교와 아닌 학교가 뚜렷하게 갈릴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입시 유불리도 나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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