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굳게 닫힌 대전 충렬사...의미 퇴색된 채 방치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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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굳게 닫힌 대전 충렬사...의미 퇴색된 채 방치되고 있어

독립운동가 민영환, 최익현,이준,안중근,윤봉길 위패 봉안한 사당
소유주의 무관심과 문화재적 가치부족으로 문화재 지정도 어려운 실정
현충시설인 만큼 역사 교육 현장으로 활용해야

  • 승인 2021-09-21 08:00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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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장동에 위치한 충렬사 모습
일제 침략에 맞섰던 호국선열들의 위패가 모셔진 대전 충렬사가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잊혀져 가고 있다.

국가보훈처 지정 현충시설로 지정돼 있지만 홍보 부족과 더불어 시민 출입이 불가능해 의미가 퇴색된 채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문화재로 지정해 제대로 관리하고 활용하자는 의견이 있지만 소유주의 무관심과 문화재적 가치 부족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17일 대전지방보훈청에 따르면 유성구 장동에 위치한 충렬사는 독립운동가 민영환, 최익현, 이준, 안중근, 윤봉길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는 사당이다.



지난 1968년 당시 충남 대덕구 탄동면 장동리(현재 유성구 신성동~도룡동 일대)에 사는 여흥 민씨를 비롯한 지역 유림들이 독립운동가들의 애국충정 정신을 기리고 후손에게 전하기 위해 건립했다.

현재는 여흥민씨 문중에서 소유하고 있으며 보훈청과 충렬사 보존 및 제향추진위원회에서 관리하고 있다. 1997년부터 매년 5월에는 제향행사를 열어 주민들을 초청해 제사를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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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렬사 외부, 내부 모습. 평소에는 문이 굳게 닫혀 내부 모습은 볼 수 없다.
하지만 충렬사는 평소에 문이 굳게 닫혀있을뿐더러 코로나19로 2년간 제향행사가 열리지 못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조차 끊겼다.

유명 포털 사이트 지도에도 충렬사 삼거리만 표시될 뿐 충렬사의 위치가 명시되지 않아 접근도 쉽지 않다.

관리 또한 최근에는 여흥 민씨 문중에서 일 년에 두 번 청소하는 것이 전부다.

일각에서는 충렬사를 지방 문화재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시민 접근성을 높여 대전을 대표하는 보훈관광지로 만들자고 말한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충렬사는 명목만 유지하는 실정"이라며 지방 문화재로 지정해 대전 현충원과 뿌리공원, 충렬사를 연계한 관광 상품을 만들어 충, 효, 예의 호국도시 이미지를 구축하면 도시 전체 이미지 상승과 인근에 있는 엑스포과학공원 방문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의 경우 소유주가 문화재 신청을 해야지만 문화재 지정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하지만 유성구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소유주의 문화재 지정에 대한 의사 표시가 없었다.

소유주가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도 문화재적 가치가 떨어져 문화재 지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한 학예사는 "충렬사는 건물 자체가 지어진지 오래되지 않아 등록문화재나 어려울 경우 구 차원에서 향토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겠지만 독특한 지역적인 가치를 드러내는 건축물은 아니다"라며 "위패의 인물들이 대전의 인물도 아닌 만큼 역사적인 가치도 떨어져 문화재로서 등재하기에는 명문이 약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문화재로 지정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호국선열들의 자취가 남아있는 현충시설인 만큼 시민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역사교육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역의 한 문화유산 전문가는 "일 년에 한 번 제향행사 때만 충렬사를 개방하는 것은 건립할 때 취지와 현충시설로 지정한 의미조차 퇴색되게 만드는 조치"라며 "개방일수를 늘리고 충렬사와 제향행사 홍보를 더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시의 투어프로그램과 연계하거나 애국교육이나 효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육현장으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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