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적인 탄생으로 야외미술을 중심으로 자유로웠던 19751225그룹과 달리 '78세대 그룹은 저명한 교수들의 지도 하에 조직적이고 이론적인 접근을 지향했다. 목원대에 출강하던 이건용이 학생들에게 해준 여름방학 특강이 중요한 계기가 돼 유근영, 백준기 등 서울에서 이론가들을 초청해 현대미술의 이론적 세례를 줬다. 그 영향으로 나무, 노끈, 합판, 못, 거울, 천 등 광범위한 오브제로 상상력을 현실화할 수 있었다.
그룹의 가장 큰 특징으로 전시회를 갖기 전 반드시 세미나 형식의 현장발표를 통해 작품전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대중에 알리는 등 조직성이 강화된 모습을 보였다. 78년부터 86년까지 9차례의 정기 전시회와 세미나 4회, 야외작업 3회, 타 그룹과의 연합전 1회, 타지역 초대전 3회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중력, 시간, 불과 온도, 물의 흐름, 빛 등을 광범위하게 작품에 사용했으며, 평면과 이벤트 등 토탈아트적 성향의 작품을 제시했다. 이후 19751225그룹과 78세대 등 대전과 공주의 젊은 작가들이 금강현대미술제를 운영하거나 야투(野投)에 가담했다. 1981년 금강현대미술제 2회 전시를 마친 후 6월 공주문화원에서 공주 연고의 임동식, 지석철, 유동조, 고승현, 허진권이 '오오五悟(다섯명이 진리를 깨닫는다)' 따로 전시를 열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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