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현대미술은 1970년대 초 지역 미술학과가 설립되면서 1세대 작가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설립됐다. 노잼과 과학도시의 대명사인 대전에도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혁신적이고 다양한 현대미술의 도전이 태동했다. 1950년대부터 1980년까지의 지역미술연대기를 인포그래픽으로 살펴본다.
이후 1971년 출범한 '충남미술대전'은 지역이라는 한계로 '국전'에서 소외됐던 작가에게 활로를 열어주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당시 지방 자체적으로 열리는 미술대전은 경기도와 전남, 전북에 이어 충남이 4번째로 기록되며 미술가 지망생들에게 '신인등용문'으로 알려져 미술저변인구를 넓히는 데 이바지한다. 제1회 대상에는 김철호의 '얼'이 당선됐으며, 137점의 출품작 수는 당시 대전 충남에서 활동하는 미술인 대다수가 참여할 만큼 관심과 호응이 컸다.
▲19751225그룹=대전의 현대미술의 본격적인 활동은 1970년대 중반 도전과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자생적인 그룹이 생겨나면서부터다. 1973년 목원대와 한남대에 이어 공주사대와 충남대, 배재대에 미술전공 학과가 개설되면서 지역 내 작가양성의 기초가 마련됐다. 당시 한남대 4학년이던 이종협, 정장직, 정길호는 '19751225' 3인조 미술그룹을 결성했다. 19751225그룹은 "현대미술을 흥미롭게 전개해보자"라는 슬로건으로 1975년 12월 25일 대전역광장에서 울진 오후 사이렌소리와 함께 해프닝(Heppening)을 시작으로 활동을 펼쳤다.
결성 이듬해인 1976년 5월 홍명미술관에서 1회 창립전을 열고 '이벤트(EVENT)'라 명명한 2건의 행위예술인 대평리('76.1.18)와 내탑('76.2.15)의 현장작업을 기록한 사진을 전시했다. 이후 1992년 마지막 전시를 치르고 해체될 때까지 14회 전시를 진행했으며 창립 멤버 3인을 비롯해 신동국, 유병호, 이정훈, 이창주, 윤주용, 심재구, 최장한, 방효성, 신현대, 함상로까지 13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다양한 시도로 전통재료와 방법론에 문제 제기하며 이후 금강현대미술제 등에 핵심 멤버로 참여하게 된다.
르뽀는 추상의 불모지인 대전에서 1976년 창립전 이후 1990년 '15주년 기념 100호전(MBC문화공간)'까지 15회의 전시를 열었다. 1982년 대전의 전위그룹들을 망라한 '르뽀+19751225+대전78세대와의 연합전'을 대전시민회관에서 열렸으며, 이후 여타 그룹 '광주 에뽀끄'과의 연합전, 남부현대미술제 등에 참여해 작품성을 확장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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