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총사업비 변경안 심의 2년 이상 결정 미뤄
예산 "신설" vs 홍성 "반대" 지역갈등간 원인 지목
수도권 이동거리 단축... 국가균형발전 측면서 필요
양승조 지사, 홍문표 의원 등 여야 막론 신설 의지
서해선 복선전철은 홍성역을 시점으로 장래신설역(예산 삽교)~101번(당진 합덕)~102번(아산 인주)~103번(평탱 안중)~104번(화성 향남)~105번(화성 신남)~106번(화성 남양)~종점(송산 차량기지)까지 89.2km를 연결하는 국책사업이다. |
충남도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서해선 복선전철 삽교역사 신설이 안갯속이다. 칼자루를 쥔 기획재정부가 결정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국토교통부 서해선 복선전철 기본계획에 고시된 삽교역은 홍성역과 당진 합덕역 중간지점인 예산 삽교읍 일원에 설치 예정된 '장래신설역'이다. 지난 2015년 부지 매입비를 확보한 데 이어 2018년 국토부 사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으며, 현재 토지보상 및 매입도 완료된 상태다.
장래신설역인 만큼 설치 시기가 확정되지 않은 탓에 도에서는 본 계획안에 담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는 지난해 내포신도시가 충남혁신도시가 지정됐고,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서해 KTX가 반영되는 등 여건 변화로 수요 증가가 예상돼 반드시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이 같은 도의 주장에 공감, 기재부에 삽교역 신설을 포함한 서해선 복선전철 총사업비 변경을 신청했지만, 기재부는 2년 이상 심의를 이어가며 결정을 미루고 있다.
이처럼 기재부에서 결정을 미루는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로 지역갈등이 지목된다.
실제 예산주민들은 삽교역 신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일부 홍성주민들은 홍성역 주변 발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자칫 지역 이기주의로 비춰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재부가 내부 교통정리가 안된 사업으로 판단하는 여지를 줄 수 있다. 홍성주민들의 대승적 차원의 결단이 시급한 이유다.
삽교역 신설의 당위성은 충분하다. 기존 홍성역을 이용해 수도권에서 내포신도시를 방문할 경우, 반 정거장을 내려갔다가 다시 U턴해 올라와야 해 18㎞가량의 이동거리가 발생한다. 삽교역사를 신설하면 내포신도시까지 5㎞에 불과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동거리 감소에 따른 소요시간도 단축된다. 이와 함께 예산군에도 고속전철 역사가 신설돼 국토 균형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점, 합덕역과 홍성역 사이에 위치해 정거장간 거리가 각각 15, 10㎞로 평균화된다는 이점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지역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삽교역 신설에 힘을 싣고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그동안 수차례 기자회견에서 삽교역 신설 의지를 드러냈고, 지난 15일 도청에서 추석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충남공항 다음으로 도의 역점사업"이라며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야당 중진이면서 홍성·예산을 지역구로 둔 홍문표 국회의원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홍 의원은 같은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삽교역 신설 여건을 다 갖추고 있는데도 정부가 추진을 미루고 있는 것은 충남 홀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충남은 지역 낙후도가 전국 16개 시·도중 10위고, 예산군은 전국 170개 시·군 중 110위"라며 "국가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삽교역 신설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서해선 복선전철 사업은 충남 홍성에서 경기 화성 송산까지 연결하는 국책사업으로 총 사업비 3조9284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기재부는 예산 삽교역을 신설할 경우 약 228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포=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