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암길과 장터길 등 근·현대 넘나드는 추억여행 명소
홍주의사총·조양문·오관리 느티나무... 천년역사 간직
홍주성 천년여행 길 |
청명한 하늘 아래 들녘 곡식이 무르익어가고 산과 들에는 단풍이 들면서 나들이나 여행 계획을 세우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이런 때 장기적인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충남의 중심지이며 도청이 위치한 홍성에서 역사와 문화가 숨어 있는 홍주성 천년여행길을 떠나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홍주성 천년여행길은 희망찬 홍성을 상징하는 고암길과 서민경제의 심장과 같은 장터길, 도심 속 답답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힐링 공간인 매봉재길,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홍주사람들의 삶과 애환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홍주성길, 근·현대를 넘나드는 추억의 골목길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 홍성에 기차를 타고 온 여행객이라면 막막해질 수도 있지만 거리 곳곳의 표지판이 잘 마련되어 있고 홍성군 스마트 관광 전자지도(hongseong.dadora.kr)에서 주요 명소를 확인할 수 있기에 큰 걱정 없이 여행길을 떠날 수 있다.
홍성역에서 내려 도보로 5분 내려오면 고암 이응노 화백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상징하며 과거 홍주 천년과 미래 홍성의 발전을 추구하는 역사문화 공간인 고암근린공원이 버스터미널 옆에 마련돼 있다.
홍성전통시장 풍경 |
장군상 바로 앞에는 사람 냄새를 물씬 풍기는 홍성전통시장이 나온다. 홍성전통시장은 매달 1일과 6일로 5일장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들이 가득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특히 홍성전통시장은 산과 들, 바다가 어우러진 특별한 고장으로 시장에서는 대하, 전어, 꽃게, 주꾸미, 새조개와 같은 싱싱한 수산물을 만나볼 수도 있고, 전국 최대의 유기농업특구이기에 신선한 친환경 농산물과 건강한 한우, 돼지, 닭 등의 육류와 가공식품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다.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장터국밥 한 그릇 먹고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면 더할 나위 없다.
장터를 지나 월계천을 건너면 홍주의사총이 나오는데 매봉재길이 시작이다. 그곳 중 하나인 홍주의사총은 1906년 항일의병 활동 중 홍주성 전투에서 희생된 수백 명의 의병들 유해를 모신 묘소다.
안회당 전경 |
충청남도 기념물 제135호인 홍주향교는 유교 성현을 모시는 동시에 지방교육기관으로 홍성에는 결성향교와 함께 두 곳이 남아 옛 정신문화를 가늠케 해준다.
향교에서 내려오다 보면 주민들의 쉼터인 대교공원이 나오고 홍주성길이 열린다. 홍주성은 천년 홍주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의 현장이면서 군민의 삶의 터전이 되어 줬다.
오랜 세월 내포의 중심이었던, 홍주의 중심 장소였던 만큼 역사의 흔적도 여러 남아 있다.
복원이 한창 진행 중인 북문지를 지나 성벽길을 걸으면 최영, 성삼문, 한용운, 김좌진 등 홍성의 위인들의 흉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흥화문을 통해 홍주성 안을 들여다보면 왼편에는 송림과 송정, 비석군, 사찰 부재 등 자연과 역사가 함께 공존해 있는 공간들이 보인다.
조양문 야간 전경 |
오른편에는 우물과 죄인을 가두던 홍주 옥이 있다. 1894년 동학농민 봉기 때에는 많은 동학도들이, 1895년 을미홍주의병 때에는 김복한 선생을 비롯한 의병 지도부 23명이 홍주 옥에 갇히기도 했다.
또한 충청도 최초의 순교자인 원시장 베드로가 동사로 순교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역사관 건너 잔디밭 안쪽에는 고을의 수령이 나랏일을 처리하던 동헌인 안회당이 위치해 있고 그 뒤 물 위의 정자인 여하정이 200년이 넘는 왕버들나무와 어우러져 있어 사계절 사진 찍기 좋은 명소다.
군청 앞 아름드리 오관리 느티나무 지나 홍주목의 정문이었던 홍주아문을 나와서 길을 걷다 보면 동문인 조양문이 나온다. 조양문을 토대로 북문지와 서문지, 홍화문을 연결해 보면 홍주성의 대략적인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조양문에서 명동골목, 홍고통 지나다보면 옛 추억이 스며들어 있는 모습도 있지만 변화하는 현대의 모습도 마주할 수가 있다.
홍주성 천년여행길은 3~4시간 소요되는 거리로 우리의 찬란했던, 아픔을 간직하고 극복했던, 1000년의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소중이 시간을 갖게 되지 않을까.
홍성=이봉규 기자 nico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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