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세종교육시민학부모연대가 14일 오후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원 정원 감축 방안 철회를 촉구했다. /세종교육시민연 제공 |
최교진 세종교육감은 지난 14일 초등 1학년부터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낮추는 '학급당 적정 학생수 배치 방안'을 내놓았다. 내년 3월부터 교과전담 교사를 학급 담당 교사로 전환하고 교과전담 자리에는 정원외 기간제 교사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52개 모든 초등학교의 학급을 1개씩(총 53개) 추가 편성한다는 게 핵심이다.
전교조 세종지부는 "교육현실을 외면한 정부가 학교 교사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어려운 조건에서, 선제적 결단으로 세종교육의 질적 도약을 위해 실행 가능한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 큰 박수를 보낸다"라며 "세종전교조는 앞으로 세종교육청의 교육정책파트너로서 학생 수 감축을 위해 함께 앞장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종이 '학급당 학생 수 20명 시대'를 지속가능하게 열어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교육재정 확대와 같은 행정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정부는 교육을 제대로 한 번 해 보겠다고 마련한 세종교육청이 힘 있게 나아갈 수 있도록 신속한 결단으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다수 교원으로 이루어진 새로운학교세종네트워크도 교육계의 오랜 숙원인 '학급당 학생수 20명 배치' 물꼬를 튼 세종교육청의 결단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종새학교넷은 "학급당 학생수 감축은 단순히 숫자 놀음이 아니라 한 명, 한 명의 아이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나서야만 지속적이고 단계적으로 학급당 인원수 감축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정부는 답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전교조 대전지부와 제주지부도 단계적 학급당 학급수 감축 방안을 마련하고, 현재 여건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구체적 실행 방안을 모색하라고 요구했다. 대전전교조는 "세종교육청의 혁신적 실험을 환영하며, 대전교육청도 이를 벤치마킹해 가능한 조건을 최대로 활용해 대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한다"라며 "대전 관내 모든 학교의 유휴 교실 수를 파악하고, 학급 추가 설치를 위한 교원 배치 조정과 시설공사, 기자재 구비 등을 추진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세종시에 필요한 교사 450명 가운데 17명만 배정한 교육부를 향한 비난도 커지고 있다.
앞서 세종 13개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가)세종교육시민연대회의는 교육부 북문 앞에서 교원정원 축소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세종시의 여건을 반영해 세종교육청이 제출한 교사정원 요청안을 즉시 수용하고 교육여건이 악화되지 않게 재배정하라고 주장했다.
세종 교육시민연대는 "'교육회복'을 선언하면서 교사 정원 감축안을 발표한 교육부, 미래를 대비해야 할 정부가 인구감소로 인해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을 빌미로 교육환경 개선을 외면하고 교사 수 줄이기에 몰두하고 있으니, 정책의 엇박자다"라며 "얽힌 우리 교육의 문제를 풀 열쇠는 의외로 간단하다. 첫째는 학급당 학생 수 줄이는 것이고, 둘째는 교사 정원을 대폭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종은 어느 지역보다 교육에 대한 기대가 높은 곳이며 세종교육에 대한 희망이 도시를 지속가능하게 만들어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곳"이라며 "구태의연한 교육부의 정책 적용에 세종시민 전체가 관심을 갖고 나서야 하는 이유"라고 피력했다.
한편, 세종교육시민연대는 세종참교육학부모회, 세종교육희망네트워크, 세종시교육청노동조합, 세종교총, 세종실천교육교사모임, 세종시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 새로운학교세종네트워크, 세종시녹색어머니연합회, 세종교사노조, 세종시 읍면교육발전협의회,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세종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세종지부, 세종교육공무직본부노동조합 세종지부가 참여한다.
세종=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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