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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대망론과 여야 잠룡 중 과연 누가 지역의 여망에 부응할 수 있을지,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끌 동량이 누구일지가 추석 밥상 안줏거리로 오르는 것이다.
법사위 심사와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는 세종의사당법 처리 여부와 '국회 세종시대'에 대한 기대감 역시 추석 민심에 투영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전통적 캐스팅보터인 충청의 추석 밥상머리 민심은 시대정신과 사회적 화두를 반영하는 바로 미터라는 점에서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단연 관심사는 1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선이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30여 년 간 충청 숙원인 충청대망론 현실화와 이에 대한 조건에 대해 지역민들의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보수진영 충청대망론 주자로는 부친 고향이 충남 공주인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발 사주' 의혹 공방에 따라 그의 대선 가도가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여권에선 윤 전 총장이 지역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고 학교를 다닌 적도 없다며 충청대망론 주자에 적합하지 않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충북 음성 출신 '흙수저 신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있다. 그는 당분간 제3지대에서 세력화를 꾀할 것으로 보이는데 막판 야권 후보 단일화 시도에 관여할 가능성도 완전히 닫혀 있진 않다.
민주당 경선에선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중 충청 발전 적임자가 누구인지에 추석 밥상이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 메가시티와 행정수도 완성 등 지역 공약이 대동소이한 가운데 실천력과 진정성 여부를 두고 설왕설래가 예상된다.
국민의힘에선 윤 전 총장과 홍준표 의원(대구수성을)을 충청인들의 저울에 올라갈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은 여당 후보와 같은 세종의사당 및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를 약속했다. 반면 홍 의원은 개헌으로 국회를 양원으로 나눠 이 중 하나를 세종시로 옮기겠다며 결이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대선 뒤 85일 후에 지방선거 역시 추석 밥상머리의 화젯거리다. 민주당 허태정 대전시장과 양승조 충남지사 재선, 이춘희 세종시장 3선 여부가 관심이다. 이들은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지만 당내 또는 야당 주자들의 도전이 거세 승부는 안갯 속이다.
이시종 지사가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무주공산이 되는 충북지사를 놓고선 수성하려는 민주당과 탈환하려는 국민의힘의 혈전이 불가피하다.
추석 밥상에는 법사위에 계류 중인 세종의사당법 처리와 향후 '국회 세종시대'에 따른 전망도 묻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종의사당법은 여야 합의로 상임위를 통과했기 때문에 '고발 사주' 의혹 등을 둘러싸고 정국이 급랭한다고 해도 비쟁점 법안으로 분류돼 27일 또는 29일 본회의 통과가 유력하다. 앞서 법사위 전체회의는 24일 열리는 데 상정 법안을 여야가 협의중이다.
국회 세종시대가 열리면 충청권이 우리나라 명실상부한 정치 행정 1번지로 도약하면서 경제·사회·문화적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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