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의원실 제공 |
강 의원은 젊은데 겸손하다. 40대 재선이면 우쭐할 법도 한데 자신 스스로 힘세고 높은 사람이 아니라며 과도한 의전에 대해선 정중히 사양한다. 강 의원은 젊어서 더욱 유능하다. 그는 국민과 가까이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 하는 중요한 사람이고 싶다는 다짐을 하루에도 몇 번이고 되뇌인다.
다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강 의원은 재선 의원이 된 뒤 충남도당위원장, 대선경선기획단장, K-뉴딜위원회 지역균형뉴딜분과장 등을 맡아 능력을 스스로 입증했다. 도당위원장 취임 직후 균형발전 및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TF를 꾸리고 (가칭)중부권 메가시티 조성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지금 가시화되고 있는 충청 메가시티의 첫 씨앗은 알고 보면 강 의원이 뿌린 셈이다.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노력은 국회법 개정안 운영위원회 통과로 세종의사당 설치 확정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대선경선기획단장으로서 역할에도 충실하다. 당심과 민심을 모두 대변하는 필승카드 선출과 경선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좇아 정권 재창출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지역을 대표해 지역균형 뉴딜 계획을 보고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충청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충청 DNA'를 가진 정치인으로서 소명의식이 분명하다. 특히 충청대망론 주자의 자격과 이를 이루기 위한 젊은 정치인의 도전을 강조했다.
그는 "충청인들은 정당을 떠나 이완구, 안희정 전 지사의 성공을 충청 미래의 발판으로 삼고 싶었지만, 물거품 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며 "하지만 이들의 실패가 충청 정치의 실패로 이어져선 안 된다. 젊은 정치인들의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충청이 키운 정치인이 대한민국을 대표할 때 비로소 충청대망론이 완수되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강 의원은 또 "선대의 고향이 충청이라고 해서 충청 대망(大望)을 논하는 것은 지역 정서에 와 닿지 않을뿐더러 이런 사람이 대선에서 이긴다고 해서 그것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고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내년 지방선거 충남지사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하는 것에 대해선 특유의 '미드필더론'으로 설명했다.
그는 "40대 재선의원은 국회에서 초선을 이끌어야 하고 중진을 뒷받침해야 하는 축구로 따지면 미드필더 자리이며 중용(中庸)의 미덕을 가진 충청 정치인들의 역할도 이와 같다"고 전제했다.
이어 "강훈식 정치에 대한 평가는 이런 미드필더의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가 첫 번째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강훈식이 직접 골을 넣을 것이냐는 미드필더로서 후한 평가를 받은 뒤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강 의원은 다만 "미드필더도 골 찬스가 오면 직접 골을 넣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지역 주민 말씀을 경청하고 있다"며 충남지사 도전 가능성을 아예 닫아놓진 않았다.
차기대선의 시대정신에 대해선 '담대한 변화'와 '체감할 수 있는 미래' 두 가지를 꼽았다. 강 의원은 "국민이 코로나로 2년간 일상생활을 잃어버리고 억눌려 있었다"며 "대선에선 내 삶이 지금보다 나아지고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진입했다는 점을 내가 몸소 체감할 수 있도록 변화를 이끌어 줄 것이라 보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충남도당위원장 지역균형뉴딜분과위원장 취임 1주년을 맞는 소회는.
▲젊은 리더십, 새로운 리더십으로 도당을 이끌어 달라는 요구가 높았다. 21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40대 재선은 저와 같은 당 박주민, 이재정 의원 그리고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 등 4명이다. 그중 한 명인 저에게 도당위원장, 지역균형뉴딜분과위원장 등 중책을 맡겨주신 것은 새 정치를 하고, 도당 운영도 새롭게 해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새로운 시각으로 정치를 바라보려 한다.
-새로운 시각이라면.
▲충청은 이미 변하고 있다. 그러나 타 지역 정치인들의 시선이 아직 과거에 머무르고 있음을 느낀다. 이들이 바라보는 충청은 아직도 양반의 지역, 느림의 미학이다. 제가 초점을 맞추는 것은 오히려 가능성, 역동성, 그리고 국토의 중심으로서의 충청이다.
▲민주당 많이 혼나고 있다. 정권교체 필요성을 말하는 목소리도 많이 들린다. 민주당 의원으로서 참 면구스럽고,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화가 난다고 아무에게나 살림을 맡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잘못한 일 많고, 혼나야 하는 것 알지만, 나라와 지역의 살림을 도맡아 할 자리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 결정하는 게 내년 대선이다.
많은 분께서 '그래도 살림을 저쪽에 줄 순 없지'하고 생각하고 계신 줄로 안다. 그러니 좀 더 잘하라고 민주당에 요구하고 계신 것이다. 민심 앞에 겸허해야 한다. 차선이 아니라, 최선인 민주당이 되도록 더 잘하는 수밖에는 없다.
-내년 대선·지방선거 앞두고 충남도당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충청 '원팀' 정신으로 지역 현안과 지역민의 염원을 해결하겠다. 도장위원장 취임 뒤 도당에 국가균형발전·행정수도완성 연구소를 설치했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충남·대전 혁신도시 지정 확정됐고 올해 8월 충청권 광역철도망 사업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담겼다. 얼마 전에는 국회 운영위에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법'이 통과되는 성과가 있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충남도당위원장으로서 대전·세종·충북도당위원장들과 원팀을 이뤄 행정수도 완성 및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을 위해 진력하겠다.
-당과 정부의 지역균형정책을 위해 할 수 있는 강훈식 의원의 역할은.
▲우선 지역균형정책 측면에서 현 정부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 현 정부 들어 수도권 부동산 가격 폭등 등 여러 요구로 가격 낮추기 위해 수도권에 공급을 늘린 점은 이해한다. 그러나 지역균형과는 멀어지는 정책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지역균형 위해 아무리 많은 정책을 펼친다고 해도 수도권에 더 많은 재원이 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에 가장 필요한 건 '확성기'라고 생각한다.
지방의 이야기가 수도권의 것보다 늦게, 그리고 작게 들리는 것이 현실이다. 거기에 충청은 경상, 호남보다 덜 들린다. 지역의 의견이 제대로 들리도록 제가 확성기가 되겠다. 수도권에 여전히 많은 것이 밀집된 지금, 지방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좀 더 쾌적하고, 삶의 질이 높은 공간이라는 것이 지방의 경쟁력이다.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균형발전 위한 초광역 사안이 있다면 나설 것이다.
-차기 대선 앞 충청대망론이 이슈로 떠올랐는데.
▲선거 때만 되면 낳은 적도 없는 자식이 너무 많다. 충청에서 살거나 배우거나 지역을 위해 한 일도 하나도 없는 사람들이 조상까지 뒤져가며 선거만 되면 연고를 말하는데 참 안쓰럽다. 이런 것이 구태 정치다.
우리 손으로 충청 대망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이 지역의 정서다. 제대로 된 충청대망은 우리 충청이 길러낸 정치인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해 성공하는 것이다. 우리가 기른 자식도 아닌데 충청대망 운운하는 것은 그저 이용하겠다는 속셈이다. 충청과 충청인을 아는 '우리의 자식'이 대한민국을 대표해야 진짜 충청 대망이라 생각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 도전 생각은 없나.
▲지역 주민들의 말씀을 경청하겠다는 말로 대신하고 싶다. 다만, 충청에는 이완구 전 지사,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우리가 키운 자식의 정치적 실패를 기억한다. 하지만 그들의 실패가 충청 정치의 실패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 저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진력하겠다. 충청에서 키워낸 젊은 정치인에 대한 요구를 알고 있다. 도당위원장으로서 노력할 것이다.
서울=황명수·강제일 기자 kangjeil@
-1973년 충남 아산 출생
-대전흥룡초·대전가양중·명석고·건국대 졸업
-제 20·21대 국회의원
-現 더불어민주당 충청남도당 위원장·국난극복 K-뉴딜위원회 지역균형뉴딜분과위원회 위원장·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기획단장
-現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 위원장
-前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전략기획위원장·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소위원회 위원장
-前 동국대언론정보대학원 신문방송학 겸임교수·뉴욕주립대 한국학연구소 객원연구원·건국대 총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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