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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돌발악재를 만난 가운데 홍준표 의원(대구수성을)이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면서 양강을 형성, 안갯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의혹은 진위와 별개로, 검찰총장 재직 시절 야권 진영과 접촉하려 했다는 의혹만으로도 윤 전 총장에겐 적잖은 타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 캠프도 밀리면 안 된다는 판단으로 '국정원 정치공작' 프레임을 부각하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조성은 씨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8월 만남' 시점을 부각하면서 여권발 정치공작 가능성을 파고들 태세다.
조 씨가 언론사에 제보한 이후 한 달 넘게 묵히는 사이에 박 원장을 만났고, 야당의 대선경선 시작에 맞춰 의혹이 보도된 것은 명백한 정치탄압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역설적으로 고발사주 의혹을 놓고 여야 충돌수위가 올라갈수록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전 총장으로서는 '정치공작 피해자' 프레임을 통해 보수 유권자들의 지지세를 다지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윤 전 총장을 빠르게 따라잡은 홍 의원이 이번 의혹을 바라보는 관점은 확연히 다르다.
홍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거짓을 두고 하는 것이 정치공작이고, 팩트가 있다면 공작이 아니라 범죄"라며 "후보 개인의 문제에 당이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의 문제에 보수 진영 전체가 단일대오로 대응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이는 이번 고발 사주 의혹에 윤 전 총장을 묶어놓고 경선링에서 자신의 추격 동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읽힌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의 상승세를 가속할 기회가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2019명 대상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2.2%p, 자세한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피참조)한 결과, 보수야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홍 의원은 32.6%를 기록해 윤 전 총장(25.3%)을 7.3%p차이로 앞섰다.
보수 야권 주자로만 한정하면 두 주자 간 지지율이 골든크로스를 이룬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인데 정치권 안팎에선 홍 의원의 지지율이 상승할 수록 '검증의 시간' 역시 다가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 의원이 보수 진영 양강 주자에 걸맞은 역량을 갖췄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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