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시도 업소 매입후 예술 공간과 공원 등 활용
성매매집결지 지속 원인은 꾸준히 방문객 꼽아
전숙희 대전여성단체연합 대표는 대전역 성매매 집결지를 두고 '100년의 숙제'라고 말한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는 집결지와 관련해 오롯이 종사자인 여성들만 비난하고 혐오의 대상으로 여겼다. 이는 문제적 공간에서 업주와 청객이 여성 종사자를 앞세워 착취하는 행태가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기도 하다. 그러면서 100년이 흘렀고, 완전 폐쇄는 그저 말뿐인 구호에 불과했기에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는 주장이다.
응답자들은 성매매 집결지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로는 '계속 방문하는 소비자', '방관하는 정부', '미미한 행정과 경찰 단속', '버티는 업주' 등의 순으로 원인을 꼽았다.
그래프=한세화 기자 |
성매매 집결지를 폐쇄한다면 어떤 공간으로 변화했으면 좋겠느냐는 물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응답자들은 공원과 휴식시설로 활용하자는 의견에 전체 39.5%가 쏠렸다. 경제시설로 활용하자는 19.9%였고, 체육 또는 교육시설이 13.8%, 피해여성 보호쉼터는 10.2%였다.
대전역세권의 경우 시민들이 쉽게 방문하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공원과 휴식 공간을 압도적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남성과 여성 그리고 전 연령대에서 공원과 휴식시설 활용안에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나, 피해여성 보호쉼터로 활용하자는 항목에서는 남성 6.9%, 여성 13.5%로 약 두 배 차이가 났다. 연령별에서도 20대 4.5%, 50대 6%로 가장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그래프=한세화 기자 |
김경희 대전시 성인지정책담당관은 "이 지역이 여성의 아픔을 간직한 공간으로 인식해야 한다. 집결지는 흔적이 지워지기 쉬운 공간이기 때문에 어떻게 이 역사를 아카이빙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2004년에 제정한 성매매방지법에 대해서는 '안다'라고 답변한 시민은 52%, '들어봤다'는 25%, '모른다'는 20.8%, '관심 없다'는 1.5%로 집계됐다. 성매매방지법을 안다고 한 응답자 중 여성이 61.1%로, 남성 41.9%보다 1.5배 더 높았다.
성매매 집결지 인식 관련 여론조사는 중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주)제이비플러스에 의뢰해 9월 4일부터 6일까지 대전시민 중 성인 남녀 51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해미·이현제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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