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로가 서로의 생명지킴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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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로가 서로의 생명지킴이가 되길

이동한 대전시 보건복지국장

  • 승인 2021-09-09 08:39
  • 수정 2021-09-09 20:25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이동한 대전시 보건복지국장
이동한 대전시 보건복지국장
매년 9월 10일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다. 2003년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생명의 소중함과 자살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제정했고, 우리나라도 2011년 '자살예방과 생명존중 문화조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정 기념일로 지정해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 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으로, 2019년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자살자 수는 13,799명으로 전년 대비 129명이 증가했고, 1일 평균 자살자 수가 37.8명에 이른다. 우리 사회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슬픈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대전시도 감소 추세에 있긴 하지만, 2019년 한 해 동안 423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는 전국 자살률이 인구 10만 명당 22.6명인 것에 비해 2.2명이나 높은 24.8명으로 전체 사망 원인 중 5위를 차지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까?

우선 자살로부터 안전한 사회 안전망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살'은 더 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9년 서울 성북 네 모녀 사건과 경기 양주 일가족 사망 사건 등은 모두 사회적 안전망에 틈이 생겨 생활고와 사회적 관계의 단절이 동시에 작용해 생긴 대표적 사례다.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지역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체의 회복이야말로 틈을 채우는 확실한 안전망이다. 대전시는 이런 점에 착안해 올해 8월부터 '생명사랑 모니터링단'을 운영해 동네 사정에 밝은 이웃(지역토박이, 통장 등)이 이웃을 서로 살피는 생명 지킴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방문과 전화로 안부를 확인하고 말벗이 되기도 하며 정서 지원뿐 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우울 정도를 측정해 고위험군은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둘째 자살 고위험군 조기발견과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다. 사회적·경제적 고립, 신체적 질병, 가족 간의 단절, 청년 실업, 학교 폭력 등을 겪고 마음건강이 취약한 자살 고위험자를 미리 살피고 파악해 위기대상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다. 독거노인에게 우울증 상담, 질병 상담, 투약관리를 제공하고 청소년, 20~30대 우울 여성, 감정노동 근로자에게는 대상별 정기적인 심리 상담·치료지원으로 마음건강을 빠른 시일 내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셋째 정신 건강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정신질환'이라는 단어는 긍정적 신호보다는 부정적 신호의 대명사로 자리 잡아 왔다. 이는 정신질환을 바라보는 잘못된 편견과 차별적인 시선의 결과물이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지 못하면 불안과 우울 등을 적기에 치료받지 못해 악화되면 자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는 누구나 마음 챙김이 필요하다. 불안한 마음과 우울함이 생길 때 전문가의 도움을 찾고 치료를 받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

우리는 현재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시기에 살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우리나라 3대 자살 사망요인인 경제·정신·육체 문제가 누적돼 자살위기 징후로 분출될 우려가 크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사회적·영향이 본격화하는 2∼3년 후에 자살이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K-방역이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성공적 대처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면 이제는 서로가 서로의 생명지킴이가 되어 내 이웃은 내가 지키는 공동체 문화 확산으로 자살 예방 국가의 선두에 설 때다. /이동한 대전시 보건복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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