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교선 대전복싱클럽 관장이 11일 KBA한국밴터급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중도일보와 만났다./임병안 기자 |
변 관장은 오는 11일 대전에서 KBA한국밴터급 챔피언 결정전을 개최해 지역 권투 선수들이 뛸 꿈의 무대를 마련한다.
지난 7일 중구 태평동 대전복싱클럽에서 만난 변교선 관장은 닷새 앞으로 다가온 소속 선수의 챔피언 결정전 준비에 여념 없었다.
변교선 대전복싱클럽 소속이면서 프로 데뷔 후 5전 5승의 이한솔 선수와 대전선사복싱의 김상훈(8전4승2무2패)는 오는 11일 한국밴터급 챔피언 벨트를 놓고 결전을 벌인다.
변 관장은 '대전의 딸'이라고 불리는 이은혜 선수를 도와 세계여자복싱협회 챔피언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이은혜는 27살에 다이어트를 위해 권투를 시작해 변 관장의 코치를 받으며 2015년 WBO(세계복싱기구) 챔피언을 필두로 2016년 WIBA(세계여자복싱협회) 챔피언 그리고 2017년 6월 WIBA 1차 방어전, 2018년 3월 2차 방어전, 2018년 11월 3차 방어전까지 승리해 13전 12승 1패 대기록을 남겼다. 대전 변동초와 변동중, 대전여상을 졸업해 대전서 세계여자복싱협회 챔피언까지 올랐다. 이은혜는 지금도 변교선 관장과 함께 권투 후배를 양성하고 있으며, 대덕구 법동 대전복싱클럽에서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변 관장은 "이은혜 선수는 민첩함과 손발력은 높지 않아도 상대에 맞아가면서 가까이 다가가 권투하는 스타일로 투지와 근성, 강한 의지로 챔피언까지 오를 수 있었다"며 "은혜가 2010년께 전국 생활체육 대회에서 국가대표급 선수를 이기고 최종 우승했을 때 화장실에서 혼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당시 감격을 설명했다.
그런 변 관장은 다른 길에 눈길을 돌리지 않고 복싱만 바라보고 대전서 18년간 권투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 선수 세계에서 한때 흔했던 채벌이나 훈계 없이 같이 뛰고 링에 올라 상대가 되어주는 방식으로 후배들을 지도했고, 우수한 인재가 찾아오고 이은혜를 비롯해 은퇴 후에도 변 관장을 떠나지 않는 원동력이다.
변교선 관장과 함께 생활하는 프로 권투선수가 20명이 학생 신분으로 프로를 꿈꾸는 엘리트 선수가 8명에 이른다. 소속 선수들에게 연봉을 지급하고 프로 선수로서 권투에 몰입해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에 주저하지 않는다. 중구 태평동과 대덕구 법동, 중구 용두동 등 대전에 6개 체육관을 운영하는 것도 소속 프로·엘리트 선수들에 운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우산이 되어주기 위해서다.
변 관장은 "권투는 배고픈 운동이라고 하는데 대회가 없을 때는 선수들이 생계를 이을 수단이 없어 운동을 그만두고 글러브를 벗는 게 안타까웠다"라며 "KBA 한국밴터급 챔피언 결정전을 개최하는 것을 계기로 복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정상화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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