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창희 디지털룸장 |
네이버는 지난 2월 16년 동안 유지해온 '급상승검색어' 서비스 종료 후 기존과 다른 기사를 언론사에서 생산해 주길 바랐다. 처음 시도한 서비스는 '창작자를 위한 유료 구독 플랫폼'이다. 하나의 주제에 전문성을 가지고 깊이 있게 분석하는 전문가 수준의 창작자들로 하여금 콘텐츠를 생산하게 만드는 것이다. 언론사뿐 아니라 선택된 전문가 수준의 창작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뉴스 유료화가 가능하다는 네이버의 설득에 20여 개 언론사가 참여했다. 하지만 참여했던 언론사 중 일부는 저조한 구독률과 프리미엄 콘텐츠 생산부서를 별도로 둬야 하는 부담감 등으로 중도에 하차하기도 했다. 네이버의 프리미엄 전략은 현재 진행형으로 성과에 대한 분석은 좀 더 두고 봐야 할 듯하다.
네이버의 두 번째 전략이 '심층기획 탭'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각 언론사에서 집중취재, 탐사보도 등 고품질의 기획기사 등으로 다양한 읽을거리와 정보를 제공한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한달 여가 지났지만 벌써부터 구독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에서 진행한 네이버 심층기획 탭 신설에 대한 이용자 인식조사에서 "심층기획 보도가 우리사회에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89%로 조사됐다. 탭을 이용하겠냐는 물음에 대해서도 78%가 "그렇다"고 답했다. 뉴스를 이용하는 20~60대 1000명에게 조사한 결과였다.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심층기획이 독자에게 필요한 정보라는 반증을 보여주는 조사다. 언론에 대한 신뢰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조사에서도 84%가 "그렇다"고 답했다. 구독자가 소비하고 싶은 콘텐츠에 언론사가 조금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심층기획을 조금 더 다듬고 보완한다면 향후 '뉴스유료화 시장'을 여는데 초석이 될 것이라고 본다.
본보는 지난달부터 뉴스제휴평가위원회로부터 포털뉴스콘텐츠 제휴를 위한 지역매체 특별심사를 진행 중이다. 타 매체와의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 연재물과 기획기사의 다양성에 집중하면서. 2030세대를 위한 기사와 지역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출입하지 않던 분야의 기사를 다루려니 접근도 쉽지 않았다. 기사의 문체도 바꿨다. 내·외부에서 기사 같지 않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새로운 시도가 좌초될 뻔 하기도 했다. 기획과 구상을 보완하며 완성도를 높여가자 주변의 반응이 달라졌다. 신문사의 제1 독자인 편집부에서 재미있다는 의견과 신선하다는 의견이 들리며 편집할 맛 난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지난 1일 중도일보 창간 70주년 축사에서의 기쁨은 더 컸다.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축사에 연재물들을 나열하며 "생생한 현장 기사는 생명력 넘치는 지역공동체의 희망을 더욱 크게 키워갈 것"이라는 글귀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축하 글에도 다른 연재물에 대한 글이 적혀 있었다.
디지털룸을 이끌며 그동안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독자가 찾는 뉴스가 될지 고민하던 것이 해결되고 있는 것 같다. 출발은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심사를 대비한 것 이었으나 종착지는 뉴스 유료화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자가 기꺼이 돈을 내고 감상할 수 있는 뉴스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끝없는 시도를 계속 할 것이다.
우창희 기자 jdnews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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