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보면 상대와 칼을 서로 부딫히면서 화려한 검술을 선보이며 상대를 제압하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몸을 빠르게 동작시켜 치명타를 입히거나 때로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신공을 발휘하면서 다수의 무인들을 제압하는 기술은 관객들의 시선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과연 실전 무협에서도 이러한 기술들이 사용 됐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영화에서 등장하는 화려한 검술은 실전에선 불가능하다.
칼의 재질부터가 우리가 알고 있는 칼의 내구성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현재 사료에 남아 있는 재련 기술로는 지금과 같은 특수강에 가까운 강력한 칼을 만들 수 없다. 과거의 칼은 상대의 칼과 부딪히는 순간 휘어지거나 부러지거나 이빨이라 불리는 날카로운 면이 날아가는 경우가 흔했다. 칼의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제련 기술들이 시도 됐지만 당시 재련 기술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검술은 과연 어디서 나온 검술일까? 기원은 정확하지 않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전통검을 수련했던 무인들이 무협영화에 기술 자문을 하는 과정에서 응용된 동작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한 가지 가설은 1930년대 헐리웃 영화에서 유행했던 검술 액션을 시초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당대 최고의 액션배우였던 에롤폴린의 검술 연기가 후대 제작된 무협 영화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이다.
영화속 무협은 과연 실전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게티이미지) |
칼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일본의 경우 사무라이들이 호신용으로 기술을 익히며 실전 기술이 발전했다. 우리나라도 임진왜란 이후 검술에 대한 중요도가 강조되긴 했다. 조선 정조 임금 당시 장용영 장교 백동수가 무예도보통지라는 훈련 교범을 집필하며 병사들의 훈련에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총포류 무기들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검술에 대한 중요도가 떨어졌고, 이후 칼의 길이도 짧아졌다. 검술도 병사들의 훈련이나 장수들의 심신 수련을 위한 검술로 정착하기에 이른다.
검을 능숙하게 다루기 위해선 체계적으로 정립된 교육과 수련이 필요하다(고려도검 문희완 회장) |
도검연구가 문희완 회장은 "실전 검술은 국가적인 정책을 비롯해 검에 대한 문화가 당시 사람들의 생활속에 얼마나 녹여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전통 검에 대한 사료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아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상진 기자 / 도검자문:문희완 도검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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