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중고제 명창 김창룡이 1931년에 녹음한 염계달제 춘향가 '돈타령' SP음반. 김창룡 명창은 녹음에서 "염계달, 염 선생 제"라고 밝히며 취입했다. 이 곡은 염계달의 특기인 경드름으로 불린다.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
국악 학계와 판소리 명창들이 조선 전기 8명창 중 한사람인 염계달 판소리 명창을 두고 한 말들이다. 염계달은 판소리의 첫 시작점부터 현재까지 가장 위, 그러니까 정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또 국보급 명창이다. 이런 명창을 충북 음성군이 품었다.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하면 음성군 가섭산 내, 고려후기 사찰인 가섭사(조계종 제5교구 본사 법주사 말사) 경내 산 아래 벽절이 그를 키워냈다. 염계달은 이곳 벽절에서 득음의 경지, 즉 최고의 목을 얻었다.
음성군이 '염계달 명창 발굴사업'을 본격화 한다. 본보 '10년간의 취재 기록 충북 음성, 판소리 천재 소리꾼 염계달 명창 길러내다' 보도 이후, 5개월만에 나온 반응이다.
조병옥 음성군수는 최근 군수실에서 음성 가섭사 주지 상인 스님과 만남을 갖고 염계달 발굴사업에 공감했다. 조 군수는 이 자리에서 "염계달 명창 발굴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담당부서에 지시했다.
음성 가섭사 주지 상인 스님(왼쪽)은 최근 조병옥 음성군수(오른쪽)를 만나 '염계달 명창 발굴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
그러면서 "내년부터 염계달 명창과 관련한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첫 사업은 고증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악계 학자 등을 초대해 '학술세미나' 등을 먼저 연 뒤, 추가 사업을 진행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음성 가섭사 주지 상인 스님은 "염계달은 우리가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할 인물"이라며 "(중도일보)보도 이후 염계달에 대한 가치 발견을 재확인하고, 군과 합동으로 역사적 인물 찾기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고증 작업 등이 끝나면 '가칭 염계달 선양회' 등을 출범시켜 지속적으로 염 명창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음성 가섭사 주지 상인 스님이 최근 조병옥 음성군수를 만나 '염계달 명창 발굴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
국악계는 군의 염계달 발굴사업에 크게 반기고 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발굴돼 다행이라는 게 국악계의 반응이다. 조동언 판소리 명창은 "염계달 명창은 우리 판소리 역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던 인물"이라며 "우리나라 최고의 판소리 명창이 충북 음성군과 큰 연관성이 있다는 것은 충북의 큰 자랑"이라고 말했다. 조 명창은 이어 "염계달은 판소리 중고제의 기초 등 '성음 표준'을 만들었던 인물"이라며 "염계달 명창을 적극적으로 발굴·연구한다면 판소리 역사도 새롭게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함수연(여·44·(사)한국판소리보존회 청주지부장) 판소리 명창은 "충북지역도 판소리와 관련해 큰 저력을 갖고 있는데, 충북 자치단체 등의 발굴 사업은 사실 걸음마 수준도 안된다"며 "판소리 역사의 큰 스승인 염계달 명창이 충북과 크게 연관돼 있는데, 이제라도 염계달을 명창을 발굴한다면 충북의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계달은 어떤 인물일까. 판소리 역사책으로 사용되고 있는 정노식의 조선창극사(25페이지~28페이지)에 따르면 염계달의 출생지는 경기도 여주군이고, 충북 음성과 충주에서 머물며 살았다. 어려서부터 노래와 관련해 '천재' 소리를 들었던 그는 판소리 산 공부를 계획하고 충청도 음성 벽절로 들어가 판소리 공부를 했다. 조선창극사에서 기록된 벽절은 현재 음성군 가섭사 경내 산 아래 절벽으로 추정된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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