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열 대덕소방서장 |
코로나19가 우리의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어르신부터 아기까지, 그리고 직장 사무실에서도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한다. 공공장소는 물론이고 동네의 작은 편의점을 이용할 때도 손 소독과 함께 방명록을 작성한다. 식당에서의 거리두기도 이제는 자연스럽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정부와 국민이 힘을 모아 백신 접종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감염자 수는 줄지 않고 있다. 하루 최다 확진자 발생을 전하는 언론보도에 피로를 느낄 정도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개인위생과 방역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와 감염자 수를 늘리고 있다. 이제 우리도 현실을 바로 보고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첫째, 감염자를 위로하고,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자. 감염자 또한 우리의 국민, 가족, 친구, 이웃이다. 스스로 희망하거나 예상했던 감염자는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곳곳에 퍼져있고 눈에도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완전하게 피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감염자의 잘못만도 아니고, 우리 주변 어느 누구든 감염자가 될 수도 있다. 감염자를 비난하는 것은 매우 큰 잘못이다. 코로나 펜데믹 극복을 위해 우리는 오히려 감염자의 빠른 회복을 응원해야 한다.
둘째, 감염이 의심스러울 때는 곧바로 선별진료소를 찾아가자. 그것이 자신과 가족, 우리 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방법이다. 선별진료소를 통하여 빠르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K-방역의 장점이다. 모두가 아무런 두려움 없이 선별진료소를 찾아갈 수 있어야 바이러스의 확산을 줄일 수 있다. 코로나 검사에서의 사생활 노출과 같이 공익을 저해하는 행위는 용인될 수 없다. 서로 배려하는 사회 분위기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셋째, 중증환자가 아니라면 가급적 응급실 방문은 자제하자. 119구급대원에게 응급실 앞에서의 긴 대기시간에, 고열 또는 호흡기증상의 환자는 격리병상이 확보될 때까지 구급차에서 예정 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으로 6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격리병상이 없어서 구급차가 응급실 앞에 줄서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응급실은 그곳밖에 이용할 수 없는 중증환자와 코로나 의심자를 위한 공간으로 양보해야 한다.
넷째, 서로를 아끼고 칭찬하자.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모두가 제한된 삶을 살면서 스트레스가 쌓여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발 직전의 화약고라는 표현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는 이 어려움을 현명하고 이성적으로 극복해야 한다. 우리는 더한 국가적 위기상황도 극복하지 않았던가. 따뜻한 말 한마디와 응원, 격려가 코로나로 지친 모든 이의 마음을 보듬어 줄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 감염병의 최전선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우리의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소방공무원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조금만 더 힘을 내자. 모두가 지치고 힘들지만 지금이야말로 코로나 극복에 중요한 시점이다. '인익기익(人溺己溺)'이란 고사성어 처럼 다른 사람의 고통을 서로 보듬고 덜어준다면 코로나와의 긴 싸움을 마치고, 자유로운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이 보다 빨라질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 국민 모두를 응원한다./유수열 대전 대덕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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