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은 법정 최고형으로, 여러 방식으로 집행되는데 우리나라는 교수형으로 집행한다. 사형제를 성문화한 최초의 법은 기원전 18세기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보다 300년 정도 앞선 수메르의 우르남부 법전으로 알려져 있다.
살인죄와 절도죄를 저지른 경우 사형으로 처벌했다고 명시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조선 시대의 '8조 법금'에 살인한 자는 즉시 사형에 처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18세기 이후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탐구가 확산하면서 사형은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이에 일부 국가들에서 사형 제도를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유럽 의회의 경우 2003년 7월 45개 회원국에서 전시 상황에서도 사형제를 전면 금지하는 의정서를 발효시켰다.
한편,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가 발간하는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으로 사형제 폐지국가는 142개국, 사형제도가 존재하면서 실제 집행하고 있는 나라는 59개국이다.
특히 사형제 폐지국 142개국에는 사형제도 자체는 존재하나 10년 이상 집행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제 폐지국으로 분류된 32개국이 포함돼 있다. 대한민국은 형법 41조에서 형벌의 종류에 법정 최고형으로 사형을 포함시키고 있다.
법정형으로 사형을 규정한 범죄는 내란, 외환유치, 살인죄 등 16종이다. 출소 3개월여 만에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연쇄 살해한 전과 14범 강윤성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사형 실제 집행 여론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예정됐던 당연지사다. 인간이길 포기하고 마치 쇼핑하듯 사람을 죽이는 살인마는 더 이상 사람이 아니다. 이런 악귀를 현행법에선 눈도 못 뜨는 유아를 죽여도, 멀쩡한 행인을 살해해도 전국 교정 시설에 수용하여 먹여주고 재워주기까지 한다.
이러니 사람을 죽여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우리가 내는 세금이 이런 뇟보 같은 자들을 여전히 생존하게 하는 것이다. 전문가의 주장처럼 형벌의 목적은 범죄자들의 범죄 심리를 억제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흉악범들은 '사람을 죽여도 내가 죽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며 맘껏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레미제라블'에서 주인공 장발장은 겨우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의 감옥살이를 한다.
너무나 억울했지만 우연히 만난 신부의 손길 아래 구원을 받고 새로운 삶을 결심한다. 교도소의 설치 목적은 범법자가 제2의 범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막고 밖으로 나다니며 더 이상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을 함의(含意)로 한다. 그렇지만 현실에선 어떻게 투영되는가.
전자발찌를 차고 있음에도 또 범죄를 저지르고, 사람을 살해하는 장면에서 세인들은 교도소는 갱생(更生)의 장소가 아니라 때론 새로운 범죄를 배우는 '학교'라는 은어로 폄훼하기까지 하는 게 현실이다.
흉악범에 의해 졸지에 불귀의 객이 된 영혼은 구천에서 통탄하며 부르짖을 것이다. "이유도 없이 나를 무자비하게 죽인 저 악마를 왜 따듯한 밥을 먹이고 잠까지 재워주는 겁니까? 당장 사형을 집행하여 내 곁으로 오게 해 주십시오!"
꽃무덤의 젊은이 한탄은 더하다. "나는 결혼도 안 했는데 저 살인마 때문에 죽었습니다. 당신의 자녀가 이런 참변을 당했어도 묵과할 겁니까?" 의문 더해가는 무늬만 사형제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홍경석 / 작가·'초경서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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