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의료계 "독소조항 수정" 환자단체 "합리적 동의안 찾을 것"

2023년 8월 30일 시행 예정

/게티이미지뱅크

수술실 내에 CCTV를 설치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향후 추진 일정이 주목되고 있다.

개정법은 전신마취 등 환자가 의식 없는 상태서 수술을 시행할 때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수사·재판을 위해 관련 기관이 요청하는 경우 또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조정·중재 개시 절차에서 요청하는 경우 그리고 환자와 의료인 양쪽이 동의하는 경우 CCTV 영상정보의 열람·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은 2년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2023년 8월 30일부터 시행되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 동의하면 녹음도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응급 수술이나 위험도가 높은 수술처럼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예외 조항으로 인정해, 의료진이 촬영을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기관은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환경에서 영상을 최소 30일 이상 보관해야 하며, 도난 및 유출·변조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CCTV 설치 비용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할 수 있으며, 열람 비용은 요구자가 부담해야 한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31일 성명서를 통해 "수술실 CCTV 설치·촬영 관련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통과를 환영한다"라며 "앞으로 2년의 유예기간 동안 환자와 의료인이 머리를 맞대고 모두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반면, 의료계는 의료인을 불신의 늪으로 끌어들이는 결정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의학회는 "인권과 자율의 가치를 지향하는 시대에 의료는 거꾸로 감시와 통제라는 후진적이며 관치적인 잣대로 속박되고 있다"라며 "유예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현재 법안의 독소조항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해악을 규명하고 저지하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