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애 미술읽기] 자화상-앙리 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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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애 미술읽기] 자화상-앙리 루소

정경애 미술사칼럼니스트

  • 승인 2021-09-02 15:44
  • 신문게재 2021-09-03 10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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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i Rousseau 'The Dream'. 1910년, 204.5 x 298.5 cm, Museum of Modern Art, 뉴욕
앙리 루소(Henri Rousseau, 1844~1910)는 누구보다도 그림으로 인정을 받고 싶어했지만 다른 화가들의 그림 솜씨를 항상 부러워해야했고, 찬사보다는 비웃음을 더 많이 받았다. 그러나 루소는 자신을 위대한 화가라고 진지하게 믿었고, 자신의 꿈을 향해 차근차근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 그리하여 현실과 꿈의 세계가 공존하는 독특한 그림세계를 만들었고 그렇게 탄생된 낯선 느낌의 이미지는 특히 초현실주의 탄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의 직업은 세관원이었다. 파리 센 강으로 들어오는 배들로부터 입시세를 받는 일이 주 업무로 주당 70시간을 근무했다. 거기에다 25세에 만난 15세의 아내와의 사이에 무려 일곱 명의 자녀를 두었기에 시간적, 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취미로 그림을 그린다는 건 엄청난 사치였지만, 그는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붓을 들었다. 그리고는 드디어 49세에는 전업화가를 선포했다. 오랜 꿈을 이루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정규미술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당시의 미술계의 사조와 새로운 변화를 따라 가지도 못했던 그는 화가라는 꿈을 이루었음에도 여전히 인정받지 못하는 화가였다. 그러나 루소는 어느 화풍에도 속하지 않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영역을 개척했다.

루소에게 밀림은 모네의 수련처럼 중요한다. 밀림을 그린 그림은 25점으로 그 중에서도 '꿈'은 마지막 작품이자 대표작이다.



밀림은 다양한 수풀로 빈틈없이 채워져 있고 그 사이사이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숨어있다. 금빛과 은빛 날개를 가진 우아한 새도 있고, 오렌지 나무를 비롯한 나뭇가지에는 원숭이들도 매달려 있다. 그 아래에는 커다란 몸을 숨긴 코끼리가, 수풀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놀란 토끼눈을 한 사자도 두 마리가 있다. 사자 뒤로는 원시 복장을 한 신비로운 사람이 피리를 불고 있다. 그 피리 소리에 홀린 듯 사자 앞에는 황금색 뱀이 구불거리며 땅을 기어가고 있다.

그리고 참으로 밀립과는 어울리지 않는 여인이 전라 상태로 소파에 두 다리를 포갠 채 비스듬히 누워 있다. 이 여인은 루소가 젊은 시절 사랑했던 폴란드 여인으로 이름은 '야드비가'라고 했다. 현실에서 이 여인은 어느 거실의 소파 위에 누워 있어야했다. 그러나 그림에서는 그 공간이 밀림으로 변했다. 왜냐하면 이 밀림은 여인의 꿈속의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루소 자신의 꿈의 공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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