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교육감 "세종의 특수성 외면한 교원감축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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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진 교육감 "세종의 특수성 외면한 교원감축 반대"

세종시교육청 435명 교사증원 요구했지만 교육부 1차 가배정 17명 그쳐
매년 신설학교 발생하는 세종의 교실 기존 표준모델보다 작게 만들어 져
학급당 학생수 늘리면 동지역 과밀학급 양산… 스스로 문제해결안 찾을 것

  • 승인 2021-08-31 13:45
  • 수정 2021-08-31 19:47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가배정정원
/세종교육청 제공
세종시교육청이 내년 435명의 교사 증원을 요구했지만, 교육부의 1차 가배정 정원은 418명이 부족한 17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수 증가와 학교신설에 따른 세종시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았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31일 정례브리핑를 통해 "세종은 학교가 늘어나는데 그 학교에 필요한 교사를 배정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며 "돈줄을 쥐고 있는 기재부, 공무원 정원을 배정하는 행안부, 교사 정원을 결정하는 교육부의 실상을 모르는 교원 감축 정책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종에는 내년 집현유(11학급)와 병설유(4학급), 집현초(22학급), 집현중(15학급), 아름제2중(5학급)등이 신설된다.

교육부 교육공무원 1차 가배정 현황을 살펴보면 세종의 교사 정원은 유치원 -14, 초등 16, 중등 5, 특수 2, 보건 5, 영양 1, 사서 1명, 전문상담교사 1명이 늘었다. 지난해 4432명보다 17명 늘어난 4449명으로, 시교육청이 요구한 정원보다 418명이 축소된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요구정원 대비 유치원 26명, 초등 38명, 중등 145명, 특수 73명, 보건 19명, 영양 7명 사서 65명, 전문상담 45명이 적다.



이 같은 교육부 1차 배정안은 2차 조정없이 거의 확정적이라 비상이 걸렸다.

▲세종의 현실과 특수성 외면한 일률적 잣대… 동지역 과밀학급 양산 우려

이 같은 정부 방침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학력 격차의 심화, 고교학점제 도입 대비 등의 교육제도 변화에 역행한다. 특히 학급당 학생수 20명을 맞추기 위한 교육청 계획은 제동이 걸렸다.

세종의 경우 면지역 초·중학교는 20명으로 배치돼 있고 읍지역은 22명, 인구가 유입되는 동지역 학교는 25명 기준으로 배정하고 있다.

시교육청 누리집 3월 통계에 따르면 중학교 23.5%가 25~30명이고, 일반계고는 37.5%가 25명 이상의 학생 수를 나타냈다. 중·고등학교의 60%가 25명의 정원을 초과한 셈이다.

지역 초등 전체평균은 21.7명, 중학교 23.7명이지만, 읍·면학교와 동지역의 괴리가 크다. 읍면지역 일부를 제외한 예정지역(동지역) 전학교가 신설교로 이미 평균 25명에 이르고 있어, 향후 학급수가 조정되면 초과밀학급이 양산될 수 있다.

이는 행복도시 출범과 함께 OECD수준의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개인의 특성에 맞는 교육이 가능하도록 초기 25명에서 세종시가 완성되는 2030년까지 20명으로 줄인다는 '행정중심복합도시 단계별 학교설립 종합계획'과 어긋난다.

교육부가 제시한 2022년 세종의 학생 수 추계는 초등 2만 7834명, 중등 2만 3513명이다. 세종교육청의 초등 3만 3380명, 중등 2만 6264명에 비해 8297명이 적은 수치다. 현재 세종지역은 생활권별 개발계획에 따른 공동주택의 지속적 입주, 정주여건 개선 등으로 학생 수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교육부는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과수 추계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세종은 일반교실의 크기가 학급당 학생 수 25명 기준 60.48㎡(7.2m×8.4m)으로 과거 기존교실 표준모델 67.50㎡(7.5m×9.0m) 보다 작게 만들어졌다. 25명 이상의 학생을 수용하는 데 무리가 있다.

교육부의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에 따르면 행복도시 특별법에 따라 각급 학교에 교원을 추가 배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시도별 정원 배정을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 또한 무용지물이다.

세종시교육청 14회 기자회견 사진4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31일 정부의 교원 정원 감축 계획에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세종교육청 제공.
▲코로나19 상황 속 교육회복·고교학점제 준비는 어떻게… 교육공동체 협력으로 세종시 독자적 방안 찾아갈 것

기재부, 행안부, 교육부는 앞으로 초등학교 학생 수가 줄어들 것이므로 기간제 교사로 메꾸고 버티고, 10년 후 중등학생도 줄어들 것이니 그 기간만 버티면 된다는 논리다.

이렇게 되면 기존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를 빼내 신설학교에 배치해야 하고, 부족한 교사는 기간제교사 채용으로 메꿔야 한다. 기초학력 증진을 위한 초등 수학협력교사, 고교학점제, 중학교 자유학기제 등 안정적 운영을 위한 시교육청의 추가 지원이 불가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학습결손과 심리·정서 위험 극복을 위한 교육회복 대책도 난망이다.

정원배치 기준 변경을 통해 학교당 교사수를 감축할 경우 교사들의 주당 평균시수 증대도 불가피하고, 코로나19로 인한 보건·방역은 물론 상담과 각종 행정업무 등으로 교육의 질 하락도 예상된다.

최 교육감은 선진국에 걸맞은 최상의 교육여건을 스스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교육공동체와 협력해 방안을 찾겠다는 것.

최교진 교육감은 "세종교육청이 독자적으로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것에 교육부도 지혜를 모아주길 바라며,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아이들과 미래를 생각할 때 기재부와 행안부가 이렇게 옥죄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다른 시도에서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세종에서는 채택 가능한 다양한 방법을 숙의해서 실행할 계획을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세종=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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