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숙 보건의료산업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이 총파업을 앞둔 보건의료노동자들의 견해를 설명하고 있다. |
조혜숙 본부장은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 파업은 어려운 결정임에도 보건의료조합원의 90% 이상 찬성할 정도로 절박하다고 강조했다.
조 본부장은 "지역에 12개 병원에 종사하는 의료인 조합원 6900여 명 중에 5700여 명이 투표에 참가해 파업에 찬성하는 의견이 91%를 웃돌게 나왔다"라며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공공의료 확충과 의료인력 확대를 요구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파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절대다수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 생각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현재의 인력수준, 땜질식 인력대책으로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이 견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본부장은 "코로나 전담병원에서 방호복을 착용하고 근무할 때 2시간 근무 후 2시간 휴식을 원칙으로하는데 인력은 증원하지 않고 서류상 휴게시간은 아무런 위로가 안 된다"라며 "생활치료센터나 접종센터에 파견돼 병원 내 인력공백을 남은 보건의료노동자가 더 많은 노동으로 메꾸는 땜질 대책이 무한 반복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보건의료노조는 ▲감염병전문병원 설립과 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기준 마련 ▲전국 70개 중진료권마다 1개씩 공공의료 확충 ▲직종별 적정인력기준 마련 및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대근무제 시행 ▲의료기관 비정규직 고용 제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가 내달 2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열린 복지부-보건의료노조 12차 노정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그는 정부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달 2일부터 지역 보건의료종사자들의 총파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중증 아닌 일반 코로나19 병상에서도 보건의료인력이 파업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조혜숙 본부장은 "전체 의료기관 중 8.9%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코로나19 확진환자 80%를 돌보는 실정으로 지금 상태에서는 보건의료종사자들이 더는 버티지 못한다"라며 "보건의료노동자들의 탈진으로 의료가 붕괴되기 전에 당장은 어렵지만 파업을 감수해 지속가능한 대책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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