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인 붕괴 전에 지속가능한 공공의료 요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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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인 붕괴 전에 지속가능한 공공의료 요구하는 것"

조혜숙 보건의료산업노조 대전충남본부장
6900여명 조합원 파업 찬성 91% "그만큼 절박"
"보건의료인 탈진 전에 파업으로 대책 촉구"

  • 승인 2021-08-30 17:31
  • 수정 2021-08-30 18:21
  • 신문게재 2021-08-31 5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조혜숙 본부장
조혜숙 보건의료산업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이 총파업을 앞둔 보건의료노동자들의 견해를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 있는 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가 정부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내달 2일 총파업을 실행에 옮기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했다. 대전·세종·충남 12개 의료기관에 6900여 조합원을 이끌고 있는 조혜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은 중도일보와 만나 의료인들의 탈진사태에 따른 의료붕괴를 예방하기 위한 불가피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조혜숙 본부장은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 파업은 어려운 결정임에도 보건의료조합원의 90% 이상 찬성할 정도로 절박하다고 강조했다.

조 본부장은 "지역에 12개 병원에 종사하는 의료인 조합원 6900여 명 중에 5700여 명이 투표에 참가해 파업에 찬성하는 의견이 91%를 웃돌게 나왔다"라며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공공의료 확충과 의료인력 확대를 요구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파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절대다수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 생각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현재의 인력수준, 땜질식 인력대책으로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이 견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본부장은 "코로나 전담병원에서 방호복을 착용하고 근무할 때 2시간 근무 후 2시간 휴식을 원칙으로하는데 인력은 증원하지 않고 서류상 휴게시간은 아무런 위로가 안 된다"라며 "생활치료센터나 접종센터에 파견돼 병원 내 인력공백을 남은 보건의료노동자가 더 많은 노동으로 메꾸는 땜질 대책이 무한 반복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보건의료노조는 ▲감염병전문병원 설립과 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기준 마련 ▲전국 70개 중진료권마다 1개씩 공공의료 확충 ▲직종별 적정인력기준 마련 및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대근무제 시행 ▲의료기관 비정규직 고용 제한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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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가 내달 2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열린 복지부-보건의료노조 12차 노정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본부장은 "보건의료는 기계화와 자동화의 제조업과 달리 인력의 규모와 경륜에 따라 좌우되는데 환자 규모에 따른 보건의료인력 기준이 없어 열악한 근무조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정부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달 2일부터 지역 보건의료종사자들의 총파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중증 아닌 일반 코로나19 병상에서도 보건의료인력이 파업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조혜숙 본부장은 "전체 의료기관 중 8.9%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코로나19 확진환자 80%를 돌보는 실정으로 지금 상태에서는 보건의료종사자들이 더는 버티지 못한다"라며 "보건의료노동자들의 탈진으로 의료가 붕괴되기 전에 당장은 어렵지만 파업을 감수해 지속가능한 대책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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