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사당 대선前 설계착수 과제 부상

여야 합의에도 이전규모 둘러싼 뇌관은 여전
정치적 소모 국력낭비 차단위한 속도전 필요
국회사무처案 11개 상임위 등 이전 힘실어야

연합뉴스

세종의사당법이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차기 대선 이전 설계에 착수토록 충청권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야가 세종의사당 설치에 합의한 만큼 더 이상 불필요한 정치적 소모전과 국력 낭비를 막기 위해 속도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관심사는 단연 세종의사당이 언제쯤 첫 삽을 뜨고 몇 개 상임위가 이전할지 여부로 모아 지고 있다. 이날 운영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세종의사당법은 상임위 이전 규모가 정해져 있지 않고 추후 국회사무처와 여야가 국회 규칙으로 정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예결위를 포함 세종시로 이전한 정부 부처 관할 11개 상임위 이전을 당론으로 갖고 있고 국민의힘은 이와 관련한 입장이 명확히 정리된 것은 없다.

세종의사당법이 9월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는다고 해도 상임위 이전 규모를 둘러싸고 자칫 여야 간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대구달성군)은 지난 24일 운영위 소위에서 "의사결정(세종의사당법 처리)이 되더라도 기본설계비 147억원을 활용한 (세종이전) 적정 규모와 방식과 관련해선 앞으로 추가로 논의해야 될 부분"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입법부 이원화에 따른 비효율 발생 우려를 불식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비례)은 30일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2004 헌법재판소 위헌판결에 대한 국회 차원의 대응 없이 일부 이전의 정치적 의미만 부각 시켜서 법안(세종의사당법) 통과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면 이전이 아닌 부분 이전은 찬성하기 어렵다"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호중 운영위원장은 "유럽연합(EU) 의회의 경우 브뤼셀과 스트라스부르에 두 개의 의사당을 두고 있는 운영사례를 잘 참고하여 국회운영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방안을 설계과정에서부터 잘 검토해달라"고 국회 사무처에 당부했다.

차기 대선을 6개월 여 앞둔 시점에서 세종의사당법 이전 규모와 국회 비효율 해소 문제를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진다면 기본계획을 수립에 또 다시 시간이 허비될 수 밖에 없다.

대선 전 설계 착수로 세종의사당 설치에 더 이상 정치적 셈법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시급해 보이는 대목이다.

현재로선 지난해 11월 국회사무처 세종의사당 건립TF가 제시한 결과를 중심으로 세종의사당 기본계획이 수립돼야 한다는 여론이 크다.

이에 따르면 국토균형발전 효과가 크고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세종 소재 부처를 소관 기관으로 둔 11개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우선 이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보고된 바 있다.

국회사무처와 도서관 일부,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이전 대상 11개 상임위 소속 243개 의원실로 구성된 의원회관도 세종이전 대상에 담겼다.

세종의사당 건립 예산은 1조 4263억이 투입될 것으로 분석됐고 이전 부지로는 세종 S-1 생활권 내인 전월산 남측 일원에 현 여의도 의사당(33만 3553㎡) 2배에 달하는 61만 6000㎡가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는 축구장(7140㎡) 86개 가량 크기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