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민음사 |
모든 역사는 현대사이며, 현재의 눈을 통해 현재의 문제에 비추어 과거를 과거를 바라보고 끊임없이 해석한다.
그래서 역사가의 주요 임무는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하는 것이다.
많은 역사학자와 정치가들이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대의 문제 해결법을 도출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조선의 위기 대응 노트(김준태 지음, 민음사 펴냄, 268쪽)'는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가치관이나 정치관에서 근간을 유지하고 있는 조선을 통해 리더의 선택을 통해 우리의 역사와 운명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말한다.
코로나 19바이러스로 팬데믹에 놓여 있고 수십년주기로 경제 위기가 반복되고, 무수한 재난과 역병이 휩쓸고 간 현대의 상황을 과거 조선의 사례를 통해 해석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무엇보다 수많은 재난과 위기, 문명의 대전환을 맞은 조선의 리더들의 선택은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능한 리더가 어떻게 국가를 위기에 놓이게 했는지, 유능한 리더가 어떤식으로 자신의 정책을 설득하고 이끌어 갔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은 흡사 현대의 모습과 닮았다. 여기에 군주의 선택이 국가의 위상을 어떻게 바꿔놓는지는 오늘날의 외교력을 떠올린다.
책은 '공법'을 제정하면서 전국의 17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세종, 당시 동아시아 정세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오히려 위기를 키운 인조 사례를 보여주며 리더의 역할을 강조한다.
반면 여진족이라는 위험 요소를 미리 파악해 체계적으로 관리에 나섰던 세조를 통해 군주의 대처가 얼마나 대외적인 위상을 확립하는지도 말한다.
책은 국력의 성패를 가린 세종의 재난재응과 세조의 북진북정을 비롯해 세종의 공법개혁, 영조의 균역법, 정조의 신해통공, 호패법 논쟁 등 시스템을 갖추는 과정을 그린다.
또 탕평정치와 조선의 세자 책봉 과정을 통해 리더의 부재 상황에 대비한 대체 계획과 승계 계획에 대해서도 말한다.
20가지 위기에 대한 서로 다른 군주의 선택은 단순히 역사의 나열이 아니라 현대의 경영학적 관점으로 재구성했다. 그래서 단순히 피상적이고 도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데 그치지 않고 위기관리에 대한 실질적인 통찰을 전한다.
오희룡 기자 huily@
*'올랑올랑'은 가슴이 설레서 두근거린다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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