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작전명 '미라클' 진짜 기적이 되기까지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독자칼럼]작전명 '미라클' 진짜 기적이 되기까지

유혜인 / 한남대학교 정치언론학과 학생

  • 승인 2021-08-29 12:15
  • 수정 2021-08-29 13:10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유혜인
유혜인

 

'미라클.'

연약한 존재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책임감으로 기적이 일어났다. 아프간인 390명이 한국에 도착했다. 한국이 '미라클'이라는 작전명으로 한국대사관 협력자들을 탈출시켰다. 지난 26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 인근에서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 미군을 포함해 100명 가까이 사망했다. 탈레반의 폭정을 피하기 위한 아프간인들의 탈출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공항을 떠나려는 사람들의 아비규환, 절규와 절망 속에 사람들의 시신이 쓰레기와 함께 쌓여갔다. 민간인과 그들을 돕는 미군을 겨냥한 테러는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행위다.

난민 인정 현황이 G20 중 두 번째로 낮은 18위로 난민에 대해 혹독했던 한국이 아프간인을 수용하며 여론의 반응이 극명하다. '특별기여자'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 체류와 지원을 난민과 다르게 준다는 것은 문제라는 반응이다. 해당 아프간인은 주아프가니스탄 한국대사관, 코이카,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 등에서 근무했다.

특별기여자는 일반 난민과 다르게 F-2 비자를 받는다. 지난해 인정률이 0.4%에 그칠 정도로 까다로운 우리나라의 난민심사를 면제받는 것이다. 또 생계비나 주거지원비 등 초기 정착에 필요한 지원을 다른 난민보다 많이 해준다는 방침이다. 한국이 난민 수용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고용 관계를 기여자라는 이름으로 덮어 수용하는 것은 또 다른 배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



정부가 분쟁 지역의 외국인을 대규모로 국내에 데려온 것은 처음이고, 시민들이 이들의 입국 과정에서 보여준 성숙한 모습도 우리에겐 의미 있는 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내부 인식이 변화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얼마나 구체적이고 내부 균열이 생기지 않는 방법을 채택할 것인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사람들의 따뜻한 환대 속 자신의 고향을 재건할 힘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진짜 기적이 아닐까.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3.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