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논리에 사라지는 대전부청사건물마저 사라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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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논리에 사라지는 대전부청사건물마저 사라질 위기

문화계, 대전시 뒷북 행정 쓴소리

  • 승인 2021-08-29 11:14
  • 수정 2021-08-29 16:49
  • 신문게재 2021-08-30 5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대전부청사 2
옛 대전부청사 건물, 1994년에는 대전상공회의소 건물로 사용됐다.<출처=씨엔유건축사무소 DB>
대전의 역사를 보여주는 근대건축물이 개발논리에 밀려 속속 철거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의 행정 역사를 간직한 근대 건축물 옛 대전부청사(옛 대전상공회의소) 마저 철거위기에 놓였다.

타 시도가 근대 건축물을 매입해 공공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것과는 달리 대전시가 근대 건축물 관리, 보존에 소극적으로 임하면서 역사성 있는 근대건축물의 잇단 철거에 문화계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27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시는 옛 대전부청사 보존을 위해 민간소유주와 협의를 해왔지만, 이전 소유주 측이 감정평가액보다 높은 액수 가격을 제시해 협상이 결렬됐다.

최근 다시 시와 현 소유주 'S'사 간 매각 논의가 있었지만, 소유주가 최종적으로 매각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옛 대전부청사 부지에는 오피스텔이 들어설 계획이다.



일본의 광역자치단체를 뜻하는 '부'의 청사 역할을 했던 대전부청사는 지난 1936년 준공돼 해방 이후에도 미군청정과 대전시청으로 사용됐다.

대전의 행정중심지 역할을 해왔던 상징적인 곳이지만 지난 2016년부터 민간사업자에 넘어가 5년째 방치 상태다.

최근 시에서 지난해 7월 옛 대전부청사의 새 소유주가 된 부동산업체에 매도 의사를 물었지만 팔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철거될 조짐이다.

지역 문화계는 시가 번번이 뒤늦게 대처하면서 근대건축물이 사라지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국가등록문화재인 옛 산업은행(현 다비치 안경원)의 경우 지역문화계에서 매입을 촉구했지만, 시의 소극적인 대처로 진행이 되지 않은 바 있다. 2013년에 현 소유주인 안경원은 건물을 상업적인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안경사 박물관을 조성할 것이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근대건축물이 많은 타 시도와 비교해도 대전시의 소극적인 대처에 아쉬움의 목소리가 높다.

전남 목포의 경우 부청사 건물을 현재 목포의 근대 문화와 역사를 보여주는 근대역사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천은 부청사를 국가 등록문화재로 지정해 놓은 상태다.

대구는 최근 일제강점기 시기 조선인이 지은 최초의 백화점인 '무영당'을 매입해 시민 공간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광주 또한 민간에서 상업시설로 활용하려 했던 동명동 근대가옥을 보존 의지로 매입해 지역 작가들을 위한 공공문화공간으로 사용한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원도심의 역사성이 있는 건물을 이전부터 매입하자고 밝혀 왔고 현재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건물을 살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지만 시에서 놓쳐 어쩔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며 "대전부청사 등 근대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시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해 기금을 모으는 등 다각도로 근대문화유산을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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