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발견하고도 알리지 않은 대학병원

지역 C대학병원 CT서 암 발견하도고 미통보
3월 촬영 후 진단 없이 5월까지 다른 진료만
엉뚱한 치료 이어가는 사이 환자 의식불명

대전 A대학병원이 암 발병 사실을 판독하고도 환자에게 통보하지 않아 보호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가족들은 CT촬영에서 말기 췌장암을 발견했지만 주치의 교수가 이를 환자에게 통보하지 않고 엉뚱한 진료로 두 달을 보냈다는 주장을 제기해 논란이다.

대학병원과 보호자에 따르면 B(79·여)씨는 지난 2월 명치가 아프고 숨차고 답답한 증상으로 A대학병원을 찾았다. 당시 B씨의 소화기내과 주치의는 심와부통증을 진단해 위내시경검사와 궤양치료제를 처방했다.

그 후로도 B씨는 장이 뒤틀리듯 아픈 증상이 계속되자 지난 3월 병원은 악성종양 여부를 확인하는 CT촬영을 진행했다.

병원은 CT촬영에서 환자에게서 췌장암이 발견됐으나 주치의가 이를 환자에게 통보하지 않은 채 두 달간 엉뚱한 진료를 이어갔다.

3월 중순 CT촬영 후 4월 7일 병원 방문에서도 B씨는 암 진단을 통보받지 못했고, 4월 13일, 5월 6일까지 같은 대학병원을 방문했으나 암진단은 없었다.

병원은 해당 기간에 췌장암과 관련 없는 대장내시경과 및 조직검사, 위장관운동조절제 등을 처방하고 진통을 줄이는 통증치료만 진행했다.

결국 B씨는 지난 5월 31일 혼자 지내는 집에서 쓰러진 것을 때마침 방문한 아들이 발견해 또다른 C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이곳에서 췌장암 4기를 통보받았다.

B씨 보호자는 "어머니가 지난 3월 CT를 촬영해 췌장부위에서 암이 발견됐음에도 알려주지 않고 다른 진료에만 메달리는 바람에 지금은 의식이 없는 정도로 악화됐다"라며 "6㎝나 되는 종양발견을 환자에게 어떻게 알리지 못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주치의가 암 발병 사실을 환자에게 알리지 못하고 누락한 사실을 확인했고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환자와 보호자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