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안 된다"... 국토부 수수료 개편안에 대전지역 공인중개사들 반발

지난해보다 67.8% 거래량 감소… 대전만 폐업 및 휴업 150곳
"세금 올려놓고 국민부담 경감 이유? 아이러니… 고정요율 도입해야"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중개 수수료 개편안 발표에 전국 공인중개사들의 반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지역 공인중개사들도 해당 개편안에 대해 거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거래량 감소로 인해 대전지역만 공인중개사무소 150곳이 문을 닫는 등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해당 개편안으로 더욱 상황이 힘들어지고 있다며 고정요율 등 기준을 마련해 공인중개사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부동산 중개 수수료율 상한을 매매는 6억원 이상부터, 임대차는 3억원 이상부터 내리는 것을 골자로 한 수수료율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9억원짜리 주택 매매 시 최고 중개 수수료는 810만원에서 450만원으로 낮아지고, 6억원 전세 거래 최고 수수료는 480만원에서 절반 수준인 240만원으로 줄어든다.

6억~9억원 구간 현행 0.8%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국 공인중개사협회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전지역 공인중개사들도 지난 18일부터 지역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면서 개편안에 대한 거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1인 시위를 하는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수수료를 줄인 것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중개수수료가 상한선만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최근 350만원의 수수료가 나왔는데 손님이 고작 30만원만 내고 간 적이 있다"며 "그렇지만 기준이 없어 어떻게 하지도 못했다. 이대로는 공인중개사 모두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고정요율 등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구 탄방동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권익위원회에서도 권고안을 통해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한 적이 있지만, 국토교통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현재 거래량 감소로 전국뿐 아니라 대전지역도 공인중개사무소 휴업 및 폐업이 늘어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지부가 올해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보다 67.8%가 줄어들었다. 휴업 및 폐업을 한 공인중개사사무소는 총 150곳으로 집계됐다.

서용원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지부장은 "국가에서 부동산 보유세, 취득세, 양도소득세 등을 잔뜩 올려놓고는 국민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중개수수료를 손보는 것이 아이러니하다"며 "이번 개편안은 가뜩이나 어려운 공인중개사들을 확실히 죽이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국 뿐 아니라 지역 공인중개사들이 1인 시위 등 반발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고객과의 분쟁의 불씨를 없애달라는 것"이라며 "고정 요율 등 기준 마련을 통해 생존권을 보장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