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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26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 0.50%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0.75%로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급증하는 가계대출 규모와 경제회복세를 감안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의결은 지난 2018년 11월(1.50→1.75%) 이후 2년 9개월(33개월) 내 처음이다.
금통위가 이처럼 통화정책 기조를 바꾼 것은 그동안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부작용으로 가계대출 증가, 자산 가격 상승 등 '금융 불균형' 현상이 심해진데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어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5월 금통위 이후 여러 차례 이런 이유를 들어 금리 인상 논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 총재는 지난달 15일 금통위 회의 직후 "건전성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저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한 거시건전성 규제도 한계가 있다. 금융 불균형 문제를 거시건전성 정책과 함께 거시경제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통화 정상화로 대처해 나갈 필요성이 커졌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미 가계에서 대출을 많이 받은 상태에서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신용 대출 잔액은 1805조 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보다 41조 2000억원이 증가한 규모다.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은 1705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38조6000억원 증가했다. 2분기 기준으로는 최대 증가 폭이다.
가계대출 1705조 3000억원 중 변동금리 비중은 73%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이자도 늘어나게 된다.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이자만 3조원을 더 부담하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기준 금리 인상은 급증하는 가계대출과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어느 정도 투영 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0.2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과 상승하는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가계 대출을 일정 부분 축소 시킬 수는 있겠으나 이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본다”며 “또 집값을 한 번에 잡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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