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CCTV에 의료인 면허박탈 법안까지 의료계 '반발'

수술실 녹화장치 의무화 국회 법사위 앞둬
금고형 이상 의료인 면허취소 법안도 상정

수술실CCTV 설치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지역 의료계에서도 법안 제정시 미칠 영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의료인에 면허를 취소하는 법안까지 같은 시기 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돼 의료계가 받는 압박감은 전과 다른 양상이다.

먼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방안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 문턱을 넘었다. 개정안은 수술실 안에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되지 않은 CCTV를 설치하되 촬영은 환자 요청이 있을 때 녹음 없이 하고, 열람은 수사·재판 관련 공공기관 요청이나 환자와 의료인 상호 동의가 있을 때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수술이 지체되면 환자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응급수술, 위험도가 높은 수술을 시행할 때, 전공의 수련 목적을 저해할 때에는 의료진이 촬영을 거부할 수 있도록했다.

의사면허 취소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개정안은 의료인이 의료법 외의 법률을 위반해 금고 이상 형을 받으면 의사 면허를 취소하도록 했다. 형 집행이 끝난 뒤 5년이 지나지 않았거나 집행유예기간 종료 후 2년까지 면허 재교부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의료인에는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까지 포함한 것으로 부담이 적지 않다.

지역 의료계는 대리수술과 같은 불법의료행위를 처벌 및 예방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수술실 내부 CCTV 설치가 아닌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일 대전시의사회장은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위태로운 상황을 수술을 결단하는 데에 부담이 되고 기피하는 경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라며 "대한의사회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