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11시 비오는 배재대 인근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2학기 개강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대전권 대학 인근 상인들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하다.
실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이론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대학가 주요 고객인 학생들이 학교에 없어서다. 보통 개강 전엔 학생들의 모임 등으로 상가가 특수를 맞아야 하지만, 상인들은 특수는 커녕 당장 생활도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고 있다.
24일 대전권 대학에 따르면 대부분 대학은 2학기 개강을 비대면 수업 위주로 진행한다. 대면으로 진행되는 수업은 실기와 실습 정도인데, 이마저도 소규모 수업에 한해 대면을 진행한다. 학교마다 20명, 25명, 30명 제한 등 기준을 넘을 경우 실기도 비대면으로 전환한다.
이날 오전 11시 대전 서구 도마동 소재 배재대 인근은 한산했다. 4단계 여파로 코인노래방엔 '9월 9일까지 문을 닫는다'는 문구가 적혀있었고, 비가 내리면서 길거리엔 차량만 오갈 뿐, 인근 주민의 모습도 보기 어려웠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최모(54) 씨는 "보통 같으면 개강 전부터 점심과 저녁에 손님이 늘어난다. 특수라고 봐도 될 정도였는데 코로나19가 다 망쳤다"며 "벌써 4학기째 학생이 학교를 못 오는 상황이고, 배달도 여유롭지 않아 대학가에서 뭘 더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같은 날 오후 1시 목원대도 상황은 비슷했다. 비는 잦아들었지만, 햄버거 프랜차이즈 전문점에도 손님이 없었고, 배달원만 들락날락했다. 문을 열지 않은 식당도 속속 있었고, 임대 문구도 건물마다 한두 곳씩 있었다.
4단계 여파에 대한 타격도 있었다. 대학가에서 코인 노래방을 운영하는 점주는 "이미 2주 전부터 4단계로 문을 닫았는데, 언제까지 문을 닫아야 할 지 모르겠다"며 "거리두기가 완화돼 문을 열 수 있도록 방역하고 준비하는 게 할 수 있는 전부"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확진자가 꾸준히 나온다는 점이다. 이날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24일 하루 6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0일 28명, 21일 23명, 22일 30명 수준에 비해 두 배 이상 늘면서 4단계 완화에 대한 기대도 꺾였다.
상인들은 대전에서 확진자가 꾸준히 나오면서 저녁 장사도 어렵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학생이 없는 만큼 원룸은 물론, 가게 등의 건물 매장의 공실도 점점 느는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이 진행된다고 하니 원룸에서도 공실 타격이 2년째 뼈아픈 상황이고, 장사 건물도 공실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4단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 마음졸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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