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대전의 리더십, 갈등해소에서 찾아야

조성남 전 중도일보 주필

조성남 전 중도일보 주필

요즘 대전시청을 지나다 보면 대전시정에 관련된 현수막으로 가득하다. 눈여겨 보면 크게 두 가지 현안이다. 하나는 현재 대전시와 소송중인 '대전 도안2-2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둘러싼 갈등, 또 하나는 '대전열병합발전 반대투쟁' 갈등이다. 이 두 가지가 대전시정의 전부는 아니지만 유성복합터미널 공영개발 공정성을 둘러싼 갈등 조짐을 비롯, 지역 현안 곳곳에서 대전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불공정 규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지난 2월 9일 대전지방법원의 '도안2-2지구 도시개발구역' 지정 취소 판결은 불공정을 넘어 대전시의 위법성까지 적시하고 있어 항소심에서도 대전시의 고전이 예상된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고, 지난 7월 민간사업에서 공영개발방식으로 변경하면서 고도제한과 지하공사를 대폭 완화하여 민간사업자와 소송 중인 유성복합터미널 개발 또한 대표적인 불공정 규제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대전열병합발전 시설현대화'를 둘러싼 갈등은 지역기업, 나아가 지역경제 차원의 불공정 규제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반대투쟁위원회'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돌연 '증설 반대' 입장으로 선회한 대전시의 석연찮은 입장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역구 의원과 대덕구청장의 반대와 '변경허가 반려' 입장 또한 지역기업과 지역경제 논리를 외면한 채 '반대투쟁위원회'의 여론과 정치논리에 치우치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다.

'대전열병합발전 시설변경 허가'는 주민반대의 핵심 현안인 환경오염 문제는 산업통상자원부 발전사업 변경 허가, 환경부 환경영향평가, 대덕구 개발행위 허가 등 3단계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대전시와 대덕구는 환경영향평가와 개발행위 허가 과정에서 얼마든지 합리적으로 조정과 규제로 환경오염 문제를 공정하게 다룰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시와 대덕구가 첫 단추인 산업통상자원부 발전사업 변경 허가 단계부터 '변경허가 반려' 등 '반대투쟁위'의 강경 입장을 편드는 이유는 공정한 행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대전열병합발전 시설현대화'는 LNG 열병합발전을 통한 지역밀착형 분산형 전원 확대를 위한 현 정부 에너지전환의 핵심사업 아닌가? 아이러니하게도 반대에 앞장서는 대전시, 대덕구, 국회의원 모두 정부여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의아해진다.

여기서 필자가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서울시가 2014년 우리나라 첫 목동 LNG 열병합발전의 환경오염 문제와 주민갈등 현황에서 보여준 공개적이고 투명한 환경영향평가와도 같은 역할을 대전시정은 참고해야 할 것이다. 2014년 서울시는 공인시험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화학융합연구원과 대기오염 공정시험기준에 따라 환경영향평가를 실시, 모든 과정을 학회 전문가, 주민대표와 투명하게 공유하면서 목동 LNG 열병합발전소의 환경문제를 중재한 바 있다.

이러한 대전시정을 둘러싼 갈등, 또 불공정 규제 논란을 지켜보면서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대전시를 비롯한 대전의 정치권이 여야를 막론하고 눈앞의 표에 연연하기보다는 대전의 미래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일 대전시와 대덕구, 지역정치권이 다가오는 2022년 지방자치 선거를 앞둔 표심에만 휘둘린다면 대전의 미래는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지금 대전시는 인구는 줄어들고 있고, 교통 거점도시로서의 이점도 사라지고 있으며, 기업마저 자꾸 타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어 경제적 활력마저 잃어가고 있다.

지방선거가 280여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방자치는 여야의 당파가 없어야 하고 대화와 합의의 문화로 성숙해져야 한다. 그래야 대전의 미래가 환경문제와 지역개발, 또 지역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공존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는 소신이다.

오늘 대전시정을 둘러싼 극한 갈등을 지켜보면서 "정치꾼(Politician)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지만 진정한 정치가(Statesman)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는 미국의 정치학자 제임스 프리먼 클라크의 명제를 대전시장, 대덕구청장, 그리고 지역 정치인들에게 전하고 싶다.

조성남 전 중도일보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