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5일 차별금지법제정대전연대가 대전시청 앞에서 법 제정을 촉구하며 10만 행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도일보DB |
대전지역 65개 단체로 결성된 차별금지법제정대전연대(이하 대전연대)는 오는 26일 대전NGO지원센터에서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개최한다. 이날 공청회는 국회 법사위원회 계류 중인 차별금지법/평등법을 다음 달 열리는 정기국회에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전국 15개 시·도에서 열리는 행사로 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이상민·박주민 의원과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이 공동주최한다.
대전연대와 대전사무소는 앞선 행사 준비 과정서 대전사무소 공동주최를 구두 협의 하에 진행해왔지만 지난 17일 대전사무소는 인권위원장 결재사항이란 이유로 일단 공동주최 명단에서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이후 19일 대전사무소는 결재가 나지 않았다며 시민공청회 공동주최가 불가하다고 최종 통보했다.
대전연대는 강하게 항의했지만 납득할 만한 해명을 듣지 못했고 인권위원장이 왜 공동주최를 불허했는지 알아보던 중 결재를 거부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대전연대는 "뒤늦게 20일 김모 대전사무소장이 자신들의 자체적 판단으로 공동주최가 안 될 것 같아서 통보한 것이란 양해를 구했다"며 "공동주최에 대해 위원장 결재 운운한 것은 자신들의 거짓말이었음을 자백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사무소의 이 같은 행동은 지난해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평등법 제정을 권고한 것과 상충되는 것으로 대전연대는 강하게 비판했다. 대전연대는 "지극히 관료적인 행태로 시민사회를 기만했으며 말로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 차별금지법에 관한 관심은 별로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전사무소는 거짓말이 드러난 후 뒤늦게 공동주최에 함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대전연대 측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공동주최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사안이었지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며, 문제제기 이후 결정을 번복했으나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모양새다.
대전사무소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동주최 대상이나 필요성 등을 문서화해서 보고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시간이) 촉박해서 절차를 마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판단했다"며 "어떤 사안에 대해 외부의 비판을 받고서야 입장은 바꾼다는 건 '이전에도 가능했는데 안 했던 것 아니냐'고 비판할 수 있는 부분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번 행사에 공동주최로 참여하지 않은 게 차별금지법 입법 추진을 반대하거나 동의 못하거나 다른 입장을 갖기 때문은 아니다"라며 "실무적인 절차나 내부적인 것들 때문에 판단한 것이지 행사에 다른 의견을 갖고 있지 않다. 앞으로 유사 토론회든 캠페인 때 같은 입장과 행동 하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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