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치료센터 의료인력·장비확충 시급…60대 입소자 숨져

연락두절 가족 요청에 격리병실서 발견
하루 2차례 체온·혈압 등 자가측정 보고
의료진 32명 입소자 290명 관리 의문

충남 아산생활치료센터에서 60대 확진자가 격리병상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충분한 의료인력과 장비 확보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1시 30분께 코로나19에 확진돼 엿새 전에 센터에 입소한 60대 남성 A씨가 격리병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남성의 딸이 아버지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이상히 여겨 생활치료센터에 확인을 요청했고, 근무자가 경찰과 함께 잠긴 문을 강제로 열어 입소자가 숨진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지난 9일 1차 예방접종을 하고 12일 코로나19에 확진돼 센터에 입소해 당시에는 X-ray 상에서는 정상소견이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20일 브리핑을 통해 "생활치료센터에서 그렇게 상황이 나빠지셔서 사망하셨는데, 현재는 그것을 조사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아산생활치료센터는 오전과 오후에 한 번씩 입소자가 자신의 체온 등을 측정해 스마트폰앱에 입력하는 것을 보고 입소자의 건강상태를 모니터했다. 그러나 A씨는 스마트폰 앱 활용에 어려움을 겪어 전화로 센터 의료진에게 건강상태를 통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제공한 생활치료센터에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은 환자에 대한 관리소홀에 원인이 있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공동대응지침에 따르면 생활치료센터에서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원하는 기준은 ▲산소포화도 94% 미만 ▲호흡 곤란, 의식 저하 등 임상적 증상 악화 ▲72시간 이상 37.8도 발열 지속 ▲폐렴에 대한 영상의학적 소견이 악화될 때 등이다. 그러나 혈압과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현장에 제대로 비치됐는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아산생활치료센터는 의사 7명과 간호사 25명이 3교대로 근무 중으로 290여 명의 입소자를 세심히 관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자가진단으로 입소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제도개선 요구가 나오고 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