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 선언하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연합뉴스 |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고향인 충북 음성에서 대권 출마를 선언하며 “태어나거나 자라지도 않았는데도 고향이라고 하고,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하면서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19일 충북 음성군 음성읍 행정복지센터에서 "내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의미에서 소박하게 고향인 음성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충청권 대망론은 편협한 지역주의가 아니라 통합과 상생의 정치와 역할을 말하는 것"이라며 “충청인이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갈등으로 분열된 국민을 통합하는 정치를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미래와 글로벌 환경, 어려운 경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데 초대 대통령부터 백제시대까지 철이 지난 얘기를 하며 남의 다리를 붙잡고 흠집만 내고 있다"고 여야 대선 주자들의 싸움을 비판했다.
특히 그는 "음성은 태어나서 자라고 조상의 뼈가 묻힌 곳이자 사무관 초임지로 발령받아 공직생활을 시작한 곳"이라고 충청 대권 주자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태어나거나 자라지도 않았는데도 고향이라고 하고,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하기도 했다.
대전에서 기자간담회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이현제 기자 |
윤석열 전 총장은 지난달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저희 집안이 집성촌에서 500년 살아왔고, 부친과 형제분들은 학교 때문에 공주로 이전해 지금까지 살고 계시다. 뿌리는 충남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해 주시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충청에서 태어나거나 초·중·고교나 대학을 다닌 적이 없는데도, 뿌리가 충남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충청대망론 주자라는 점은 은근히 내세웠다.
때문에 민주당 등에서 "때가 되면 나타나는 메뚜기처럼 서울사람 윤석열이 충청인이라며 지역 정서에 편승, 충청인들을 우롱하고 있다", “은근슬쩍 충청에 연줄 대려고 합니까? 충청인들이 그렇게 얕잡아 보입니까?"라는 등의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엄밀히 말하면 현재 출마를 선언한 대권 주자 중에선 김동연 전 부총리가 유일한 충청 출신이 맞다. 윤석열 전 총장이 자신 있게 충청 주자라고 언급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며 “하지만 충청 발전을 위해선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는 인물까지 충청인으로 받아들여 활용하는 게 실익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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