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시티즌 이민성 감독이 덕암동 클럽하우스에서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금상진 기재 |
-올림픽 대표팀 코치에서 대전 사령탑으로 8개월이 지났다. 소회를 밝힌다면?
▲ 대전에 오면서 승격이라는 중요한 목표를 가지고 왔는데 현재까지는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처음 감독을 맡다 보니 실수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럴 때 마다 이사장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지난 6월 성적이 좋지 않아 힘든 시기를 겪었고, 돌이켜 생각해보니 수비가 좀 더 안정적이었다면 더 높은 위치에 올라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다만 선수들이 그 시기를 잘 극복해주고 최선을 다해줘서 다시 위로 올라올 수 있었다. 무작정 1위를 목표를 하기 보단 1위팀과의 2~3점의 승점차를 두고 천천히 쫓아가려는 전략을 세웠었는데, 그 부분이 잘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10경기 정도 남았는데 선수들과 코치들이 지금처럼 최선을 다해준다면 원하는 목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전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대전의 첫인상은 어땠는가?
▲솔직히 말씀 드리면 대전시티즌에서 대전하나시티즌으로 기업구단으로 전환 된 부분이 가장 크다. 또한 대전은 축구 도시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이왕 감독을 할거면 많은 팬이 있고, 재정적으로 안정된 팀을 맡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 사실 코로나로 밖을 자주 나가지 않아서 대전 분들을 많이 만나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하지만 연고가 없었지만 대전은 항상 좋은 이미지였고 푸근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도 생각이 같다.
- 기업구단으로서 지원적인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가?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좋은 대우를 받을지 몰랐다. 하지만 구단에서 너무 잘 해주니 더 부담을 갖게 됐다. 구단에서 지원해주는 만큼 더 좋은 결과를 보여드려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도 저절로 생겼다.
중도초대석 이민성 감독이 대전하나시티즌 클럽하우스에서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금상진 기자 |
▲여러 지도자들이 있었다. 이장수 감독에게 많은 걸 배웠다. 감독을 하면 저 사람처럼 해야겠다고 생각한 분은 귀네슈(Senol Gunes) 감독이었다. 축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가장 많이 배웠다. 훈련양도 많았고, 축구를 하면서 가장 재밌었던 시기였다.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시합이 이어지고 있는데, 선수들에게도 영향이 있는가?
▲그렇다. 선수들을 포함해 모든 코칭 스탭들이 팬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고, 팬들이 와야 힘이 된다. 사실 선수들이 가장 힘들거다. 또한 감염 위험으로 거의 숙소에서 갇혀 지내고 있는데, 이 부분도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지난 20라운드 서울이랜드 전 패배 후 팬들에게 많은 질책을 받았다.
▲저는 그 질책이 우리 팀의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해 오히려 감사했다. 다른 분들도 아니고 우리 팀을 사랑하시는 팬들의 쓴소리였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욕이 아닌 팀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더 좋은 팀이 되길 바라시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 말이 선수들을 깨운 게 아닐까 라고 생각이 든다.
-경기 후 총평 때 선수들에 대한 칭찬이 박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본인의 지도 철학인가?
▲훈련장과 경기장에서는 선수들에게 많은 질책을 하는 게 필요하다. 그래야 선수들도 좀 더 의지를 갖고 최선을 다할 수 있을거다. 운동장에서는 엄해야 하는 게 맞다. 그 외의 시간에서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소통하고 있다.
대전하나시티즌 이민성 감독(대전하나시티즌 제공) |
- 지금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을 대하는 데 어려운 점이 없는가?
▲올림픽, 아시안게임 코치를 하면서 어린선수들과 오랜 시간을 보냈던 경험이 있어 어렵지 않았다. 훈련, 경기장에서는 엄하게 대하지만 그 외의 시간에서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소통하고 있다. 다만 개개인의 개성이 너무 강해서 반년 정도 팀의 단합력이 조금 부족한 상태였다. 선수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많은 고민을 하다가 '소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줬다. 1대1 면담을 자주하려 하고, 코치들에게도 어린선수들을 케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예전처럼 폭력을 쓰는 것 보단 서로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었고, 선수들도 믿고 따라와줘서 지금은 정말 한팀이 됐다.
- 이적시장 마감 후 연패를 이겨내며 팀의 내실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하는 인력을 보강했다고 생각하는가?
▲ 만족한다. 이적 단계에서 구단이 감독과 코치의 요청 사항을 다 들어줬다. 감독의 욕심으로 선수를 선택하기 보다는 선수 한명 한명의 실력과 경쟁력을 봤다. 기량이 뛰어나고 좋은 선수들이 들어온 것 같아서 만족한다.
-대전하나시티즌의 승격을 기다리는 대전 시민들께 한마디 해달라.
▲승격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작년에 재창단 해 올해 2년차로 접어들어 3년까지는 기다려봐야 알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대전을 오면서 승격을 목표로 하고 왔고, 쉽지 않은 도전이겠지만 올해는 꼭 승격이 돼 내년에 K리그1부 무대에서 팬들과 만나는 게 목표다. 팬들에게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팬들은 언제든 질책을 하고 등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코로나로 많은 활동을 못하지만, 코로나가 잠잠해진다면 팬들에게 먼저 다가갈 것이다.
● 이민성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은?
문일고 졸업. 아주대 인문학과 학사. 1996년 부산 대우 로얄즈 데뷔. 제16회 프랑스 월드컵 국가대표 . 제17회 한일 월드컵 국가대표 . 광저우 에버그란데 FC (중국) 2군 감독 .강원 FC ·전남 드래곤즈 코치 . 울산 현대 축구단 수석코치 .'U-23' 청소년대표팀 코치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체육훈장 맹호장 수상 .자황컵 체육대상 남자최우수상 .K리그 올스타.
대담=오희룡 디지털팀장/정리=김지윤 기자/사진=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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