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흥동의 한 갤러리 공간, 갤러리로 쓰였던 이곳은 현재는 문이 굳게 닫혀있다. |
지역에서 'ㅇ' 전문화랑을 운영하는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감염병 확산과 사회적거리두기로 인해 관람객들이 줄면서 지역 작가들이 전시 일정을 미루거나 대관을 취소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20일 지역문화계에 따르면 지역 화랑 대부분은 전시 장소 대관료를 통해 수입을 얻지만 코로나19로 화랑에 찾아오는 관람객들도 줄어 작가들의 전시 활동도 위축되면서 수입이 줄거나 운영을 중단하는 화랑이 늘고 있다.
거리두기 4단계 상황에서 전시공간은 시설면적 6㎡ 당 1명 정도만 수용할 수 있다.
지역의 한 갤러리 운영자는 "요즘은 개인전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졸업 전이나 그룹전도 꺼리는 분위기여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보다 대관 문의가 3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다른 갤러리 운영자 또한 "코로나19로 작가들의 전시 활동이 소극적으로 바뀌고 찾아오는 관람객들도 적다 보니 전시가 취소되거나 아예 후반기로 일정이 뒤로 밀리는 경우들이 생기고 있다"며 "지금 두 달째 거의 문을 닫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작가들도 코로나19 여파로 작품판매비용이나 부수입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갤러리를 대관하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지역의 한 작가는 "개인전을 하려면 화랑에 대관료, 작품 운반비 등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전시를 열어도 오는 관람객도 적고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이라 전시를 하기 쉽지 않다"며 "차라리 코로나 상황이 좀 안정된 다음에 여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지역 화랑이 코로나19 이전부터 침체기를 겪고 있었다고 말한다. 수도권과 달리 대전은 작품 거래가 활발하지 않으며 최근에는 화랑보단 아트페어나 공공기관 전시장을 찾는 작가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3년 전 화랑을 운영하다 그만 둔 한 관계자는 "요즘은 작가들이 갤러리를 이용하기보단 작품 판매를 위해선 아트페어에 참여하고 전시를 위해선 관공서를 이용한다"며 "갤러리 대관 비용이 100만 원 안팎이면 관공서는 무료거나 30만 원 정도니 작가들이 그쪽에 가서 전시를 하는 추세로 바뀌었다" "요즘에는 학생들도 작품전을 학교 안에서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역 화랑도 대관료에 의존하기보단 화랑의 본래의 기능인 작가 발굴과 작품 거래에 충실해 자생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작가들 대관료받아서 가족들이나 지인들만 초대해서 보게하는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며 "지역 화랑들이 새로운 작가나 좋은 작가들을 잘 발굴해 큐레이팅하고 컬렉터들을 계속 연결해줘서 지역의 예술생태계를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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