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 18일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현장을 방문해 절을 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
서거 78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 18일 봉오동전투 당시 함께 전장에 나선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현장을 찾아 영면을 기원했다. 이들은 홍범도 장군 귀환에 대한 기쁨과 함께 정부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오전 11시 45분께 공식 행사 후 묘지 정비에 앞서 추모 발걸음이 이어진 가운데 독립유공자 후손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예닐곱 명이 동시에 절을 올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정부의 공식초청은 받지 못했지만 뜻깊은 날인 만큼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것이다. 이들은 안장식 과정 내내 곁에 있으며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 예를 갖추는 모습을 보였다.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홍범도 장군의 관이 하관 후 흙을 다지고 있다. |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이날 홍범도 장군의 유해 귀환을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론 아쉬움을 내비쳤다. 지금은 수몰돼 찾을 수 없는 봉오동전투 승전 전적비를 정부가 챙기지 못한 사실을 꼬집었다.
독립유공자 후손인 정종국 씨는 "봉오동 입구에 있었던 봉오동전투 승전 전적비가 있는데 그걸 오늘 함께 묘지에 놨어야 했다"며 "굉장히 중요한 유물인데 우리 정부가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후손들은 홍범도 장군이 애국지사로 결정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로 분류할 수 있는데, 홍범도 장군을 순국선열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복을 하루 앞둔 1945년 8월 14일 이전 서거했다는 이유다.
한 후손은 "전투를 한 사람은 전투가 더 중요하다. 1945년 이전에 돌아가셨으면 순국선열로 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가 일을 잘못 처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보훈처는 이에 대해 "독립운동이나 전투 중 돌아가신 분에 한해 순국선열이라는 명칭을 붙인다. 전투나 투옥 중 후유증으로 인해 돌아가셨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적용하면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진다. 국가적 예우 차원에서 공식 명칭을 부를 땐 법률에 근거해 부여하는 것이라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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