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지원청 내 부교육장 신설 법안…교육현실 외면한 '옥상옥' 우려

지역 교육단체 "교육관료 자리만들기 " 한목소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회에서 교육지원청에 부교육장을 두게 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불필요 한 교육 관료 자리 만들기라는 지역 교육단체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행정 지원 업무 개선과 효율성을 위해 교육지원청에 부교육장을 둔다는 목적이지만 교육 현실을 외면한 '옥상옥(屋上屋)'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10명은 부교육장 직위를 신설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 법률 34조 4항에는 인구 50만 명 이상, 학생 5만 명 이상인 교육지원청에 부교육장을 둘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지원청에 교육장 직위 사항만 규정해 기초자치단체 등과 업무 협의 과정에서 직위상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정무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총괄 실무자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실제 교육지원청은 시·도 교육청 사무를 분담하기 위해 시·군·구 하급교육행정기관으로 학교 행정업무 등을 지원하는 기구로 존재하고 있다. 장학관이 교육장을 맡고 통상 교육지원국과 행정지원국 2국 체제로 구성된다.

대전에서는 지원청별 초·중·고 학생 수를 살펴본 결과(2020년 9월 말 기준), 동부교육지원청 5만5256명, 서부교육지원청 8만8888명으로 동·서부교육지원청 두 곳 모두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지역 교육단체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원은 감축하면서 고위직 자리만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신정섭 전교조 대전지부장은 “그동안 교육지원청이 부교육장이 없어서 난맥상을 나타낸 적이 없다"며 "교육지원청은 학교 현장의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기구로 존재하는 곳으로 부교육장 신설은 이 같은 목적에도 맞지 않다. 결국 관료적 발상으로 옥상옥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전 교총 역시 관료적인 발상이라며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정해황 대전교총 회장은 "교육의 효율성을 위해서 교원 한 명을 더 뽑아도 모자랄 상황인데, 부교육장 신설은 사실상 고위직 만들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며 "학교 현장의 교육행정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