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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새 학교가 신설되는 세종시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교원 정원 정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내년까지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과밀학급 해소 등을 반영한 새로운 교원수급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원 수급을 감축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교육공무원 1차 가배정 결과가 알려지며 전국적으로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세종교육청이 누리집에 공고한 '2022학년도 공립 교사 임용후보자 선정 경쟁시험 사전예고'에 따르면 2022년 선발 예정 인원은 유치원 7명, 초등 50명, 특수(유)3명, 특수(초) 7명이다. 초등의 경우 전년보다 10명이 늘어 타 지역보다 여건이 좋다는 시선이지만, 신설학교와 휴직교사 대체 등을 고려할 때 녹록치 않다.
세종에는 2022년 집현초·집현중을 비롯해 2023년 새나루초가 문을 연다. 집현초의 경우 23학급, 23명의 담임이 필요하고, 교과전담 교사 등 28~30명의 교원이 적정수준이다.
학교 신설로 필요한 교사는 기존 학교에 배치한 수학협력교사 등 특수목적 교사들을 회수할 수 밖에 없다. 담임교사의 시수 확보로 기초학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교과 전담교사 취지와 상충한다. 교육의 질적 하락과 함께 동 지역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수준으로 줄이기 위한 교육청 계획과 엇박자다.
시교육청 입장에선 국가 규모에서 면면을 바라보며 하는 사업이니 마냥 요구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세종은 동 지역 인구유입이 지속되며 대규모 학교의 학급수도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유·초등은 그나마 유연성이 있지만, 중학교 교사가 줄면 교과단위 영향을 미쳐 고등학교까지 힘들어 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전국의 학령인구(6~21세)는 2017년 846만 1000명에서 올해 763만 8000명으로, 20년 뒤인 2041년엔 521만 4000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인근 대전과 충남도 2012년 각각 33만 1000명과 39만 3000명이던 학령인구가 올해 23만 3000명, 33만 2000명으로 감소해 20년후엔 각각 15만 명과 25만여 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세종의 상황은 다르다. 2012년 출범 당시 2만 1000명에 그쳤던 세종의 학령인구는 올해 7만 3000명으로 팽창했고, 세종시가 완성되는 2030년엔 9만 3000명, 2045년엔 10만 명으로 꾸준히 늘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세종은 비교적 작은 규모의 이점을 잘 살려 전면등교를 선제적으로 시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감염병 악화 속 전면등교를 준비하는 학교 현장이 후순위로 밀려선 안 되는 이유다.
이럴 바엔 교원수급 결정 권한을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하라는 전교조의 요구가 눈길을 끈다. 관료들이 학교 현장에서 일주일만 같이 지내본다면, 교육재정 사용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둬야 할지 금세 알게 되리라는 것.
'위드 코로나 시대' 공교육의 질을 높이며 아이들의 건강권을 지켜줄 교육당국의 혜안이 필요한 때다. 지역마다 해법이 다른 교원감축 계획 적용을 고민해야 한다. 난마처럼 얽힌 교육 문제의 답, 학교 현장에서 찾으면 된다.
/고미선 세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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