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영상]우리가 몰랐던 대전의 역사, 대전을 지켜낸 이방인들

  • JDTV
  • 기획

[기획영상]우리가 몰랐던 대전의 역사, 대전을 지켜낸 이방인들

  • 승인 2021-08-18 13:09
  • 수정 2021-08-24 11:25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이방인들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보름 만에 금강 방어선까지 밀린 국군은 임시 수도였던 대전까지 내주는 위기에 처했다. 7월 초순부터 국군을 대신해 방어전에 투입됐던 미육군 24사단은 북한군의 압도적인 화력에 밀려 오산-천안-조치원을 연달아 내줬고 이에 미군은 대전을 금강방어선의 최후의 보루로 삼고 34연대가 대전 갑천, 21연대가 마달령, 19연대가 영동을 축으로 연결하는 방어선을 펼쳤다.

Clip0009
한국전쟁 당시 미육군 지휘관 워커중장(좌측)과 윌리엄 딘 소장(우측) 출처:6.25 한국전쟁사(국방부)
일본에서 급하게 파견된 미군은 전열을 정비하지도 못한체 북한군의 주력 전차인 신예 T-34전차의 위력 앞에 속수무책 밀릴 수밖에 없었다. 당시 미군에는 전차를 잡는 2.36인치 대전차포가 있었지만 85mm 강력한 주포와 강판 장갑으로 무장된 북한군 전차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8군 워커사령관은 추가병력이 도착 할 때까지 지연전을 펼칠 것을 미24 사단에 하달한다.
대전 방어를 지휘했던 윌리엄 딘 소장은 북한군 전차를 저지하기 위해 당시 신무기였던 3.5인치 로켓포를 일본에서 긴급후송해 부대에 배치하고 34연대로 하여금 유성-논산가도 즉 현재의 계룡로를 방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Clip0009
2차대전 당시 사용됐던 로켓포(유튜브 영상 캡처)
7월 20일 새벽 4시경 지프를 타고 서대전 네거리를 정찰나온 미 34연대전 뷰챔프 대령은 유성 방향에서 접근하던 북한군 전차를 발견하게 되고 곧바로 전투에 들어갔다. 기관총 공격을 받은 뷰챔프 대령은 간신히 피해 사거리 한복판으로 피했고 이내 3.5인처 로켓포를 조준 포격해 전차에 명중시켰다. 기세등등하게 계룡로를 활보했던 북한군 전차는 화염에 휩싸였고 탑승한 북한군도 전원 폭사하기에 이른다. 이 전투가 미군이 대전차 무기로 북한군 전차를 잡았던 최초의 전투가 됐다. 

Clip0009
한국전쟁당시 사용됐던 미군의 3.5인치 로켓포 6.25 한국전쟁사(국방부)

뷰 챔프 대령은 사단 수색대의 로켓포 소대에 경계 강화를 지시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침교 다리를 넘어오던 후비 전차도 파괴시켰다. 연달아 3대의 전차를 잃은 북한군은 후속 전차부대를 전진시켜 오후 1경 충남도청까지 진입시켰다. 이번에는 사단장 딘 소장이 소총수와 로켓포 사수들을 직접 이끌고 대전 시내를 활보하는 북한군 전차를 제압했다. 무려 1시간이나 추격한 끝에 제압에 성공한 딘 소장은 북한 전차는 무력하다는 사실을 과시하기 위해 파괴된 전차에 기념 글귀를 새기고 인증샷까지 찍었다. 

 

Clip0009
한국전쟁 당시 대전지구전투에서 파괴된 북한군전차 미군이 최초로 잡은 북한군 전차에 글귀를 새기고 이를 기념하는 사진을 남겼다. 출처:6.25 한국전쟁사(국방부)
그러나 딘 소장의 자신감은 훗날 자신이 전장에 고립되는 계기가 됐다. 미군과 북한군 전차가 시내에서 교전을 벌이는 사이 북한군 주력부대가 금산과 옥천으로 향하는 길목을 차단했고 퇴로가 막힌 딘 소장은 철수 도중 북한군의 습격으로 홀몸으로 낙오하게 됐다. 1개월을 산속을 전전했던 딘 소장은 전남 완주 부근에서 북한군에 발견돼 포로로 잡혔다. 사단장 실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지만. 미군은 대전지구전투에서 북한군 전차 15대를 파괴하는 전과를 올렸다. 당시 파괴된 전차 중 8대가 3.5인치 대전차포에 의해 파괴됐다. 이는 곧 중화기로 북한군 전차를 타격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은 것이 됐고, 미군을 비롯해 한국군도 북한군 전차에 대한 두려움을 상상부분 떨칠 수 있었다.

Clip0009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미군이 야포 사격을 하고 있다. 출처:6.25 한국전쟁사(국방부)
대전전투는 북한군의 남하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전전투 이후 1만 5천에 달했던 미 24사던 병력은 8660만이 남아 후방 영동으로 철수해 영동지구방어선을 만들었다. 대전전투는 미군에게 있어서는 큰 희생을 치는 전투였지만 이들의 결사항전 덕분에 훗날 낙동강 최후의 방어선을 펼치는데 큰 계기가 됐다. 이방인들의 피와 땀으로 지켜낸 대전!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전과 대한민국이 있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금상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4.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5.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