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기억속으로①] 다시 꺼내는 '그날의 기억'… 대전 장기 미제사건 6건

[그날의 기억속으로①] 다시 꺼내는 '그날의 기억'… 대전 장기 미제사건 6건

  • 승인 2021-08-17 18:03
  • 수정 2021-09-01 10:34
  • 신문게재 2021-08-18 5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컷-미제사건

 

 



경찰 DNA·첩보로 20여년 전 미제사건 해결

대전 장기미제사건 6건 수사도 현재 진행형

죗값 반드시 치러야… 미제사건 재조명 연재

 

 

"형사는 누구나 해결 못 한 강력사건을 해결하고자 가슴에 가지고 있습니다."

18년 만에 미제사건을 해결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김응희 경위의 말이다. 1998년 한 남성이 아파트에 침입해 주부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신용카드를 훔쳐 달아난 이른바 '노원 가정주부 살인사건.' 이 사건은 당시 수사본부 막내 형사였던 김응희 경위 가슴을 20여 년간 짓눌렀다.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나면서 용의자를 검거하지 못한 게 늘 가슴 한쪽에 숙제처럼 남아 있었다.


2016년 김 경위는 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끈질긴 추적과 DNA 분석으로 마침내 검거했다. 18년간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죗값을 받지 않은 범인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미제사건에 대한 경찰의 집념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1997년 서울 여성 실종사건의 진실을 밝혀낸 전북경찰청 강력수사대가 그 주역이다. 2019년 첩보 입수 후 2년간 끈질긴 수사 끝에 지난달 5일 대전에서 범인을 붙잡은 것. 이들은 한 인터뷰를 통해 "살인을 저지르고도 지금까지 편안하게 살아온 범인을 생각하니 피가 끓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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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단 하나의 단서를 포기하지 못하고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모든 경찰의 마음일 테다. 수많은 형사의 가슴에 남겨진 각종 장기미제사건. 길게는 수십 년간 풀리지 않은 사건은 대전에도 존재한다. 대전경찰청 미제사건팀이 수사 중인 사건은 2000년대 이전 발생한 사건을 포함해 모두 6건.

1998년 8월 21일 서구 갈마동 월평산 아래서 시신이 발견된 여중생 살인사건을 비롯해 2001년 12월 둔산동 국민은행 강도살인사건, 2005년 갈마동 빌라 살인사건, 2006년 대덕구 송촌동 택시기사 살인사건, 2006년 동구 자양동 여교사 살인사건, 2006년 대덕구 법동 노파 살인사건이다.



이미 여러 차례 알려졌지만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딘가에서 자신의 범행이 드러나지 않은 것을 안도하거나 불안해하며 살고 있을 범인과 평생 가슴에 한이 된 채 살고 있는 유가족. 중도일보가 오랜 시간이 지난 사건을 들여다보기로 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날의 사건을 다시 그려보고 어딘가에 잠자고 있을 누군가의 기억을 꺼내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기 위해서다.

범인을 잡는다고 모든 죄가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죗값은 받아야 억울하게 눈 감은 피해자와 유가족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다. 경찰이 지금 이 순간 범인을 추적하는 것도 같은 마음일 테다. 죄를 지었으면 죗값을 받는 게 당연지사인 정의 사회구현을 위해서도 경찰은 이 순간 전국을 돌고 있다.

중도일보는 앞으로 우리 지역에서 일어난 6건의 미제사건을 다시 전달하며 어딘가에 남아 있을 하나의 단서를 찾는 데 함께하고자 한다. 목격자의 잠들어 있는 기억 속 단서도, 양심에 따른 증언도 모두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 사회가 상기하길 바란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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