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합당노력 멈춘다" 野대통합 '빨간불'

"저의 부족함 때문에" 국민의힘과 논의 결렬 선언
단독출마 질문엔 "추후…" 제3지대 세력화 '솔솔'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6일 국민의힘과의 합당 논의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서 멈추게 됐음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최종적인 결과에 이르지 못했다. 통합을 기대하신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며 "단지 합당을 위한 합당 또는 작은 정당 하나 없애는 식의 통합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가 과거 기득권 양당이 반복해온 적대적 대결 정치의 도돌이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정권교체의 과정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담대한 혁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진로에 대해선 "저와 국민의당, 많이 부족하지만 대한민국을 위해 해야 할 일을 꿋꿋이 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안 대표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승패와 무관하게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양당은 지난 6월 22일 합당 실무협상에 돌입했으나 당명 변경, 야권 단일 대선후보 선출방식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달 27일 실무협상이 결렬됐다.

안 대표가 이날 최종적으로 합당 결렬을 선언함으로써 야권 통합에 일단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지적이다.

야권에선 합당의 뜻을 접은 안 대표가 당분간 독자 행보를 선택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대권 도전에 대해선 "추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즉답을 피했지만, 차기 대선 출마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거대 양당과 거리를 두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을 영입하거나 연대를 통해 제3지대 세력화를 꾀할 시나리오도 옂여전히 유효하다.

물론 야권 통합의 가능성이 아예 닫혀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처럼 안 대표를 비롯한 제3지대 주자들이 단일 대선 후보를 선출한 뒤 국민의힘 후보와 추가 단일화를 하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야권으로선 민주당 후보와 1대 1 구도를 만들어야 정권 교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셈법도 이같은 주장에 한 몫하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