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사립학교법인 법정부담금 납부 저조…납부율 10% 그쳐

배째라식 미납 행태 여전
강제 조항 아닌 탓에 10%대

대전지역 사립학교법인 대부분이 법정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등 '배 째라식' 미납 행태가 여전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대전지역 사립학교 법인이 낸 법정부담금은 전체 법정부담금 기준액 120억여 원 가운데 12억원(10.4%)에 그치고 있다.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등이 상승하면서 재정결함보조금 규모가 갈수록 늘고 있는 반면, 사립학교의 법정부담금 납부율은 여전히 10%대에 머물고 있다.

법정부담금은 사립학교 법인이 내야 하는 교직원 연금과 건강보험, 재해보상(고용, 산재) 부담금을 말한다. 학교법인이 내지 않는 법정부담금은 교육청 예산으로 메꿔진다. 이 때문에 교육청은 무려 1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사립학교를 대신해 부담하는 셈이다.

이처럼 사립 초·중·고교의 법정부담금 납부비율이 저조한 이유는 법정부담금 납입과 관련해 특별히 상·하한선을 정해놓고 이를 강제하는 규정이 없다는 데 있다. 사학법에도 납입과 관련해 강제 조항이 없는 탓에 사립학교 법인들은 '내지 않아도 되는 돈'으로 인식하며 교육청 지원에만 의존하는 상황이다. 사학들은 공과금과 운영비를 빼고 나면 법정부담금을 낼 만한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교육청이 법정부담금 납부를 독려하기 위한 방안으로 포상금 지급 등을 도입했으나 효과는 미비하다.

법정부담금 납입은 사학재단 경영평가 때 일정부문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이 또한 제재보다는 독려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교육청이 보다 적극적인 법정부담금 징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교육계 한 인사는 "많은 사학이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서 교육청에 재정 부담을 지우고 있다"며 "교육청 역시 사학법인이 보다 책임감을 갖고 법정부담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과 충남, 경북교육청 등은 사학의 법정부담금 납부 현황을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해 재정 현황 및 법인의 책무 상황을 교육수요자의 입장에서 상호 비교가 가능토록 하고 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지역 사립 법인 수익 구조상, 법정 부담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사립학교는 많지 않다"며 "홈페이지 공개가 납부율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겠지만, 예민한 부분이 있다. 일정 금액을 내지 않으면 운영비 등을 삭감하는 등의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