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운 농협중앙회 대전본부장. /사진=이성희 기자 |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으로서 입지를 더욱 다지겠다." 윤상운 농협중앙회 대전본부장의 각오다.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그는 농협의 지역밀착을 위해 애썼다. 지역 농촌현장은 물론 조합과 점포를 돌며 지역사회와 농협 간의 건강한 생태계 구축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윤 본부장이 지역밀착에 애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이 있어야 농협이 있다는 그의 지론 때문이다. 윤 본부장은 창립 60주년을 맞은 농협의 지역사회 역할과 비전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윤 본부장은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농협은 100% 민족자본으로 설립됐고, 얻은 이익을 다시 지역사회로 환원해 지역민과 함께하는 금융기관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지역민들의 이용 덕분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농협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윤 본부장을 만나 상호금융 협동조합으로서 농협이 나아갈 길과 지역사회와의 관계, 도시와 농촌 간 균형발전 등에 대한 생각을 자세히 들어봤다. <편집자 주>
윤상운 농협중앙회 대전본부장. /사진=이성희 기자 |
▲작년 1월 본부장 부임 이후 '현장이 곧 답이다'라는 신념으로 대전 관내 곳곳 농촌 현장을 찾았다. 되돌아보면 작년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으로 농업인과 농협 임직원 모두 어렵고 힘들었지만, 똘똘 뭉쳐 대전시민을 비롯한 국민들의 밥상을 책임지는 주체로 농협의 존재가치를 증명했다. 그러면서 대전지역 농산물 유통의 변화를 꾀하고, 디지털로 무장하지 않으면 시대 흐름을 쫓아가지 못한다는 위기의식을 모두가 공유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코로나19를 계기로 농협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층 더 긍정적으로 바뀌어 보람을 느낀다. 지난해 농협하나로마트를 통해 대전시민들에 공적마스크를 40만장 공급했다. 지난 1년 7개월은 코로나19의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소중한 경험과 새로운 희망을 얻게 된 뜻깊은 시간이었다.
-취임 당시 겸손한 소통과 농가소득 증대를 약속하셨다. 지금까지 성과는?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행사가 취소 또는 비대면으로 실시돼 농업인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줄었지만, 농업인들의 어려움과 고충을 헤아리기 위해 농촌일손돕기, 재해복구지원 등을 확대하는데 주력했다. 내부적으로는 직원들과의 소통 활성화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취임 직후부터 직원들과 다양한 소통자리를 가졌고, 비대면 방식의 내부 소통 채널을 적극 활용해서 서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아울러 지역 내 각계 계층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현장을 수시로 방문해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대전의 농업·농촌 발전과 농업인들의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선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 가꾸기, 농업인행복콜센터 등을 적극 추진해 농업·농촌의 가치 증대와 미래 성장산업으로서의 농업 인프라를 굳건하게 다졌다. 특히 미래 농업인재 육성을 위해 젊고 유능한 청년후계농을 적극 발굴·지원했다. 지역농산물 공공급식 확대 등 지역농산물 지역 내 소비를 통한 지역경제 선순환 체계를 위해서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농협이 여러 금융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는데, 그 배경을 꼽자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각종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대전농협은 금융부문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올 상반기 상호금융대상평가에서 서부농협과 유성농협이 우수상을, 회덕농협과 북대전농협이 장려상을 수상했다. 전국 농축협종합업적평가에선 진잠농협이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는 대전농협이 농업인 대출 금리 인하, 서민금융 지원 등을 통한 포용적 금융정책과 지속적인 사회공헌사업으로 축적해온 임직원의 노력, 농업인과 대전시민들께서 보내주신 두터운 신뢰의 종합적인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경찰과 협력해 지역민들의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들었다.
▲대전농협은 보이스피싱 피해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받는 시민들이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어 본부장과 조합장을 비롯한 전 임직원이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지난 4월 대전경찰청과 금융사기 피해 예방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금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피해 사례 중심의 수시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또 고객이 1000만원 이상 현금 인출 요청 시엔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내 가족처럼 상담해 스피싱으로 의심되는 즉시 경찰과 신속한 합동대응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까지 올해 대전농협이 예방한 보이스피싱은 모두 45건으로, 피해 예방 금액으로만 따져도 10억원이 넘는다.
윤상운 농협중앙회 대전본부장. /사진=이성희 기자 |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움직임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지방은행은 지역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금융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중소기업 육성에 이바지해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고자 설립·운영되고 있다. 농협은 비록 지방은행은 아니지만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NH농협은행 영업점은 1150개로 국내은행 중 가장 많다. 아울러 농협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시중은행이나 주식회사와는 사뭇 다르다. 농협법이라는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협동조합으로서 설립 목적 자체가 '농협법 제1조'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전에는 14개 지역 농·축협이 운영 중인 111개의 금융점포와 37개의 하나로마트, 그리고 30개의 NH농협은행 영업점이 있다. 100%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만큼 여러 사업들을 통해 얻어진 수익은 다른 시중은행과는 달리 농업·농촌과 지역사회로 다시 환원하면서 '지역민과 함께하는 농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농협이 변함없이 지역민·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고 성장하는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 나가겠다.
-도시와 농촌 간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도농 균형발전이 필요한 시점인데?
▲대전농협은 도농 간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작년 한해 농촌농협에 총 203억원을 지원했다. 아울러 소비지 판매농협으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자 하나로마트 신규 개설·직거래장터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산지에서 생산한 질 좋은 안전 먹거리를 대전시민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농촌농협이 사라지면 대전과 같은 도시농협의 존재와 정체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농협의 존재가치는 농민으로부터 농산물을 제값 주고 구매해 소비자에게 합리적으로 공급하는 데 있다. 국민 누구에게나 농협의 존재가치를 떳떳하게 말하려면 도시·농촌농협이 상생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개인 간 소득 불균형 못지않게 지역 간 재정자립도의 양극화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특별·광역시의 재정자립도는 66%인 데 반해 농촌지역이 대다수인 군 지역은 18%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고향사랑기부제(이하 고향세)' 도입이 논의 중이다. 농협은 고향세를 도시와 농촌 간 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해달라.
▲재정불균형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인구가 유입되게 해 세원을 확대하는 것이지만 이를 현실화하기는 요원하다. 그래서 재정자립도가 높은 도시의 세원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방안의 하나로 고향세가 나온 것이다. 현재 개인이 고향 또는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지자체는 주민복리 등에 사용하고 기부자에게는 세제 혜택과 기부액의 일정액을 답례품(지역 농특산품 등)으로 제공할 수 있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놨다. 고향세를 통해 지방재정이 튼튼해지면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인구 증가, 도시와의 균형 발전이 이뤄지면서 국가의 전체적인 성장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면 지자체의 세수가 다시 증가하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기부에 대한 답례품으로 지역특산물을 주면 농산물 판로 확대를 통해 농가소득이 증대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고향세가 조속히 도입되어 농촌과 도시가 함께 발전하는 도농상생의 마중물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더욱 활발한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바라는 지역민들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대전농협은 작년 초 코로나19가 확산되자 관내 5개구 보건소와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밤낮으로 고생하는 의료진을 격려하였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선 임대료를 감면해주는 일명 '착한임대인운동'에도 적극 동참했다. 또 본부장 및 조합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급여반납을 통해 성금 2000만원을 대전시에 기탁하기도 했다. 올 하반기에도 대전농협은 농업인,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농협으로 거듭나고자 다른 어느 기관보다도 사회공헌활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 힘을 쏟을 방침이다. 왜냐하면 지역사회공헌 활동이야말로 농협이 협동조합 본연으로서의 원칙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중도일보 독자들과 대전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린다.
▲올해는 농협이 창립 60주년을 맞는 매우 뜻깊은 해이다. 지난 60년간 농협의 성장은 농업·농촌을 지키는 사명감 하나로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져온 농업인의 피와 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농협 유통과 금융을 한결같이 사랑해주신 대전시민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농업은 생명산업이고 농촌은 앞으로 국가발전을 견인할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유통 다변화와 디지털 혁신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도전하는 지역민과 함께하는 100년 농협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담=박태구 경제사회교육부장(부국장) / 정리=송익준 기자 / 사진=이성희 기자
윤상운 농협중앙회 대전본부장. /사진=이성희 기자 |
-보문고 졸업 -충남대 축산과 학사 -한남대 협동조합과 석사 -농협은행 천안부지부장 -농협은행 연무지점장 -충남지역본부 부본부장 -상호금융리스크관리부장 -상호금융채권운용부장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장 -혁신도시 지정 유공 대전시장 표창 -수신 TOP 사무소 농협중앙회장 표창 -농협중앙회 창안상 수상 -채권관리우수 농협중앙회장 표창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행안부 장관 표창 -고객 100만명 모시기 유공 회장 표창 -화폐수급 유공 한국은행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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