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소 수는 오히려 증가, 종사자 수 소폭 감소
대전 101곳 수도권보다 많아... 파주보다 3배
대전역세권 성매매 집결지의 역사는 무려 100년이다. 성매매 집결지의 태동이 대전의 역사와 동시에 시작됐다는 것은 썩 유쾌한 과거사는 아니다. 1920년 이후 철도관사촌이 자리 잡으면서 현재 동구 중동 10번지, ‘춘일정’ 일대에 유곽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이후 군부대가 주둔하던 대전역 중심으로 1970~80년대 무렵은 성매매 집결지의 호황을 누리던 시기였고, 현재까지 대전역의 어두은 그림자로 남아 있다. 대전세종연구원이 2020년 조사한 대전 성매매 집결지 실태조사 현황을 살펴보면, 집결지 폐쇄가 쉽지 않은 문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집결지 업소 수는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했고, 종사자 수도 오히려 증가했다.
자료 출처=대전세종연구원 2020 성매매집결지 실태조사. |
여성 수는 2010년 80~100명, 2013년 150명~200명, 2016년 200명, 2019년 150명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지표에는 반영되지 않은 미등록 업소와 여성들이 더 있을 것이라는 게 활동가들의 얘기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속칭, ‘밥집’ 형태가 존재하는 데, 이곳은 성매매 전후 이용하는 대기 공간이다. 이곳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3월 기준 경찰청이 발표한 전국 성매매 집결지 현황을 봐도 대전의 업소 수는 단연 압도적이다. 서울 영등포는 업소 39곳, 종사자 116명, 미아리는 79곳, 148명이다. 부산 완월동은 10곳에 종사자 120명이고, 대전은 101개 업소에 120명의 종사자로 나타났다. 수원은 71곳, 200명, 파주 용주골은 35곳, 종사자 70명이다.
대전의 성매매 집결지가 대전역세권에 집중된 건 사실이지만, 전 지역에 분포돼 있다. 2019년 여성인권티움과 여성인권지원상담소 느티나무, 대전여성자활지원센터 시민단체가 펴낸 '이건 내 싸움이다, 대전 반성매매활동을 말하다'를 보면 대전의 성매매 실태를 엿볼 수 있다.
2019년 기준 5개 자치구에 있는 유흥주점은 293곳, 단란주점 321곳, 숙박업소 801곳, 안마업소 136곳에 달한다. 성매매 집결지는 성매매가 영업의 주된 목적인 업소가 10개 이상 밀집된 지역을 말하고, 술이나 커피, 이발, 안마 등 합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2차 형태로 성매매를 알선하는 겸업형 집결지는 동구 용전동과 서구 둔산동, 유성구 봉명동, 대덕구 신탄진동에 모여 있다.
자료출처=경찰청. 2021년 3월 기준 전국 성매매집결지 현황. |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아 영업하는 ‘맥양집’은 2012년 대덕구청이 대대적으로 단속으로 대로변 업소는 전업이 이뤄졌으나, 후면골목 맥양집은 여전히 영업 중이라고 했다.
월평동에는 자유업종 밀집지역이다. 별도의 영업신고나 등록 없이 운영이 가능한 자유업종임을 앞세워 마사지와 휴게텔, 귀청소방, 멀티방, 허브방, 인형 방 등의 간판을 걸고 유사 성매매 영업을 하는 업소가 밀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지역 반성매매 활동가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발전으로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던 성매매 알선은 온라인으로 상당수 이동했다"며 "대전이 이렇게 성매매 집결지의 중심지가 된 건 전국적으로 접근하기 쉽다는 지리적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현실을 토로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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