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 수베로 감독이 새 외국인 선수 페레즈를 만나 수비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
미국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그를 4년간 지켜본 한화 수베로 감독이 직접 선택한 외국인 선수라는 게 남다른 의미를 주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1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홈경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메이저리그 같은 팀에 있을 때 워낙 오래 지켜봤지만, 오늘 타격훈련을 보여준 것이 최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지난 2년간 발전을 이룬 것 같다"라며 "전에는 밀어쳐 우중간으로 뻗어나는 공이 없었는데 오늘은 여러 차례 우중간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라며 합격점을 부여했다.
수베로 감독이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2016~2019년 1루 베이스 코치와 내야 수비 코치를 담당할 때 페레즈를 지도했다. 이때 페레즈는 2016년 홈런 13개, 2017년 홈런 14개를 치며 풀타임을 소화하는 선수로서 전성기를 보냈다.
2019년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2020년 시카고 컵스에 입단하고, 올해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10경기 19타수 1안타 성적으로 지난 5월 워싱턴에서 방출됐다.
워싱턴에서 방출 후 밀워키 브루어스 산하 트리플A 내쉬빌에서 23경기를 뛰어 타율 0.357, 3홈런, 18타점의 성적표를 가지고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달 6일 페레즈 영입이 결정된 직후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선수이자 베네수엘라 국가대표로서 큰 대회를 경험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잘 적응해 외국인 선수가 겪는 중압감을 이겨내고 기대한 역할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팀이 제시한 여러 외국인 선수 영입 대상에 그가 포함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화이글스는 81경기를 치른 현재 29승 51패 승률 0.363으로 리그 최하위에 남겨져 있다. 승리가 절실한 상황으로 팀에 장타를 날려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수비 에러를 줄여 누수를 막는 역할이 필요하다.
페레즈는 1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가진 첫 인터뷰를 통해 "한화 경기를 보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팀에 에너지가 되어주는 것이고, 어린 선수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다른 레벨에서 경험한 다양한 것을 동료 선수들에게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페레즈는 당장 1군 무대에 서지 않고 퓨처스에서 당분간 적응기간을 가진 후 콜업될 예정이다. 다만, 1군 합류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겠지만, 시점은 페레즈에게 달렸다는 설명이다.
수베로 감독은 13일 인터뷰에서 "2군에 가서 훈련을 소화하는 것을 지켜보겠지만, 페레즈가 컨디션을 어떻게 느끼냐에 따라 콜업 시점이 달라질 것"이라며 "퓨처스팀에서 시합 전에도 실전 같은 타격 훈련을 갖고 타석수를 많이 함으로써 컨디션을 빠르게 끌어올리겠다"라고 설명했다.
페레즈는 나쁜 공을 골라내고 자신의 스트라이크존에 타격하는 미국에서의 경험을 한국에서도 살리겠다는 의지다.
페레즈는 "나쁜 공에 손을 대지 않고 자신의 스트리이크존에 들어온 공에 배팅하는 것으로 타격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라며 "한국에서도 이어갈 것이고, 한국야구에 최선을 다할 정신적 마음가짐이 준비돼 있다"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