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석 교수. |
우리나라의 과거 정부는 인구의 증가로 인하여 금방이라도 우리나라가 폭발할 것이라는 겁을 주어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기르자'라는 슬로건을 내세웠고 이후 둘에서 또 하나로 줄어 '아들 딸 구별말고 하나만 낳아 잘기르자'라는 말로 산아제한을 펼쳐, 현재의 출산장려정책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과거에도 인구문제에 대한 인식은 정책적 판단의 옳고, 그름을 떠나 사회전반에서 핵심문제로 부각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인구문제란 무엇일까? 큰 틀에서는 인구의 변화를 들 수 있는데 과거에는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이 사회적 부담으로 다가왔다면 현재에는 인구가 오히려 감소하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이다. 또한 인구감소와 더불어 인구 구성비의 변화도 문제가 되는데, 즉 노령층의 인구는 평균수명의 증가로 인하여 그 수가 증가하고 경제활동이 가능한 연령은 출산율의 감소로 점차 그 수가 줄어들게 되어 사회적으로 경제 활동이 가능한 청장년층의 사회적 부담이 증가하는 것을 들 수 있다.
통계청의 인구 추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평균수명의 증가와 외국인의 유입 등으로 아직까지는 절대적인 인구의 수가 줄고 있지는 않지만 조만간 정점을 찍고 감소하여 2060년에는 1000만명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2020년 인구총조사를 보면 인구의 구성비가 과거 20년 전에 비해 0~14세의 인구는 절반으로 감소하였고 65세 이상의 인구는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현재 출산율의 감소는 이와 같은 인구 구성비의 변화를 가중 시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렇듯 인구와 관련한 문제는 인구의 감소, 노령층의 증가와 청장년층의 감소 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를 부동산과 연관시켜 생각하면 인구의 절대적 감소는 부동산시장의 수요가 줄어드는 효과를 발생시키게 될 것이고, 노령인구의 증가와 만혼으로 인한 1인가구의 증가는 오히려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은 특정 요인만으로 시장이 변화하지 않으며 복잡하고 다양한 원인에 의해 변화하게 된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의 경우 부동산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오히려 유럽의 경우에는 구매력이 있는 노년층에서 부동산을 적극 구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외국과는 다소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인구감소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다소 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주택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는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즉 주택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고 그 수요에 대한 공급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어떠한' 주택을 구입 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변환경이나 정주 여건이 좋은 주택은 지속적으로 그 가치에 대한 가격이 형성되고 가격은 상승하게 될 것이며, 그렇지 못한 주택의 경우에는 상대적인 가치의 하락으로 인하여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또한 상대적인 가치조차 인정받지 못한 주택은 선택이 되지 못하고 공실이 되어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즉, 인구의 감소나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하여 정주 여건이 좋은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은 인구가 몰려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이외 지역은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공실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될 수 있다. 또한 같은 지역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가격 격차가 생기면서 지역 간, 지역 내에서 부동산 가격의 양극화가 심해 질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구문제에 기인한 부동산시장의 변화는 단기간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부동산시장에 관심와 시장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유석 대전과기대 금융부동산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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